케냐에서 연설하는 오바마 대툥령

[뉴스파인더 김은정 기자] 미국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리카 방문이 아프리카인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케냐를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리고 에티오피아로 건너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케냐 국민은 오바마 대통령이 부친의 모국을 찾아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오바마 대통령을 '우리의 아들'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케냐에서의 오바마 대통령이 마지막 남긴 연설은 아들이 아닌 정이 많고 엄격한 아버지의 목소리였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 케냐에서의 마지막 연설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케냐인의 삶 구석구석을 지배하는 암 덩어리가 부정부패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이 연설에 케냐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청중 가운데 한 명인 시몬 오우도(25)는 "우리가 가슴에 새겨들어야 할 말"이라고 말했다.  

시몬은 "나는 실업자"라며 "일자리가 많지만 일자리를 돈 내고 사야 하는 처지가 우리를 괴롭히는 부정부패"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과거 식민 잔재의 청산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잠재력도 역설했다. 

그는 "영국 군대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할아버지는 성인이 됐음에도 '보이'로 불렸다"며 "오늘날 젊고 야망 있는 케냐 젊은이들은 우리 할아버지처럼 외국의 주인을 모시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내 아버지처럼 좋은 교육과 기회를 위해 케냐를 떠날 필요가 없다. 케냐의 발전과 여러분의 잠재력으로 바로 이곳에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발언을 하자 환호가 터져 나왔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대다수 아프리카 국가에서 보기 어려운 양성평등도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일부는 자신의 현실을 비관해 냉소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나, 대다수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연설을 가슴 깊이 받아들이는 듯한 모습이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의 케냐에서의 마지막 연설은 케냐인을 위한 것이나, 그 메시지의 울림은 아프리카 대륙의 작은 마을 하나하나에까지 퍼졌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케냐에서 일어난 오바마 대통령의 열풍이 다음 방문국인 에티오피아에서는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에티오피아에서 27일, 우간다, 케냐, 에티오피아, 수단의 정상, 아프리카연합(AU) 의장과 회담을 열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종족 갈등 내분으로 200만 명이 넘는 피난민이 발생한 남수단 사태를 해결할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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