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박주연 기자] 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일부 언론 보도에서 ‘아몰랑’이란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포털 네이버를 검색하면 <“아몰랑” 박근혜 유체이탈화법 대박 인기 언제까지… 페북지기 초이스 짤방>, <질병관리본부 "아몰랑"…트위터 잠가버린 '메르스 컨트롤타워'>, <“메르스 감염자수도 아몰랑” 박근혜, 정부 확인 환자수 몰라 구설수>, <“아몰랑, 미국 갈거야” 메르스인데 박근혜 또 유체이탈화법>, <[꿀잼노잼] 한국어인데 해석 불가… 박근혜 ‘아몰랑’류 발언 모음> 등의 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

‘아몰랑’ 이란 ‘아, 몰라’라는 뜻으로 인터넷과 SNS상에서 본래 논리나 이유 없이 무턱대고 동조하거나 비판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로, 최근에는 기분과 감정에 따라 행동하면서 무책임한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로 자주 사용된다. 

생각도 없고 주관도 없는 일종의 ‘개념없는 여성’을 비꼰다는 여성비하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 특정 여성커뮤니티 이용자들을 비하하고 조롱할 때 ‘아몰랑’이 감탄사처럼 활용되면서 여성비하 용어의 이미지가 굳어졌다. 

▲ '아몰랑' 용어의 유래처럼 인터넷에서 떠도는 페북글. 캡처 이미지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일부 언론이 기사 제목과 본문에 무분별하게 ‘아몰랑’을 사용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값싼 조롱이 언론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넘어 여성 대통령에 대한 심각한 성적비하와 인격침해까지 담고 있어서다.

실제 포털 네이버에 ‘아몰랑’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메르스 아몰랑 미국 갈거야’ ‘박근혜 메르스 미국’ ‘박근혜 미국행’ ‘아몰랑 미국갈거야’ ‘아몰랑 미국갈래’ ‘박근혜 아몰랑’ ‘아몰랑정부’ ‘아몰랑 대통령’ 등의 심각한 성적 비하용어들이 올라 있다.

특히 이 같은 용어들은 박 대통령의 방미를 ‘개념이 없는 여성 대통령의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일’로 규정짓고 있어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가 이를 더욱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이 진정되지 않고 확산일로일 경우 박 대통령 방미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올 순 있지만 외교관례상 취소나 연기도 쉽지 않다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버락 오마바 대통령과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문제, 한미 동맹 강화 방안 및 6자회담 재개 등 한반도의 굵직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의 중요한 외교일정을 무조건 ‘무개념한 여성의 무책임한 행위’로 비하시키는 일부 네티즌과 SNS 사용자들의 무분별한 용어 습관을 그대로 받아 언론이 차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는 “정부에 대한 언론의 비판은 당연하지만, 일부 네티즌들과 SNS 사용자들이 재미로 쓰는 여성비하 용어를 아무 것에나 가져다 붙이며 사용하는 건 정부에 대한 비판의 정당성까지 훼손하는 것이고 언론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짓”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비판하는 것이지 여성이라는 점과 연관지어 비하하고 조롱하는 건 정당한 비판이 아니다. 언론이 잘못된 유행에 동조하는 건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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