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연 기자] 북한이 지난 8일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KN-11'(북한명 북극성-1)의 발사 시험을 실시했다.

군 당국자는 이에 대해 "모의 탄도탄은 함남 신포 앞바다의 잠수함 수직발사관에서 발사된 뒤 수백 m를 날아갔다"며 "북한이 SLBM 개발의 기초 핵심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LBM이 실전 배치될 경우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군 당국의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는 '눈 뜬 장님' 일뿐 그 어떠한 대응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외교가 절대뒷받침 되어야 할 우리 현실에 정부는 악화된 한일관계, 미일관계가 급속도로 진척되면서 이에 따라 한미동맹 역시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등 무기력증에 빠진 모양새다. 언론의 비판도 한미의 무기력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북한의 SLBM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며 이에 대해 어떤 해법도 내놓지 못하는 한·미의 무력함을 비판했다.

갈수록 도발위협 커지는 북한의 미사일개발능력, 결국 정부 외교무능이 안타까운 조선과 동아

조선일보는 11일 <코앞에 닥친 北 잠수함 미사일 惡夢, 또 구경만 할 건가> 제하의 사설에서 "북한은 미사일이 수면 위로 튀어오르는 사출(射出)과 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연료를 점화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200m가량 날아간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사실상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개발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뜻"이라 밝혔다.

이어 "북이 실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보유까지 남은 단계는 실물 시험 발사와 이 미사일을 실을 3000t 이상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 정도"라고 분석한 조선일보는 "이렇게 되면 북은 언제 어디서든 마음먹은 대로 대한민국을 기습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며 "북의 핵·미사일 위협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단계에 접어드는 것"이라 우려했다.

그러면서 킬체인(미사일 도발 징후 탐지 후 선제 타격)과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논란이 일고 있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역시 북의 SLBM에 대한 대응이 불가능함을 지적한 조선일보는 "한·미의 무기력·무대책이 지금껏 북의 핵·미사일 위협을 키워왔다"며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보다가는 어느 순간 이 나라, 이 민족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는 위기와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동아일보는 북한의 SLBM 개발이 유엔 결의안 위반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공조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같은 날 <北 SLBM 수중발사, 북핵 저지대책 전면 재검토해야> 제하의 사설을 통해 "어제 확인된 북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 발사는 한반도 안보환경을 뒤흔들 수 있는 심각한 도발"이라며 "북한이 SLBM을 실전 배치하면 하늘과 땅은 물론이고 바다에서도 한국이 핵 공격 위협을 받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SLBM 시험 발사를 참관한 후 "전략잠수함 탄도탄이 생산에 들어가고 가까운 시일에 실전 배치되면 적대세력들의 뒷잔등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탄을 매달아 놓는 것"이라 말한 김정은의 발언을 전한 동아일보는 "SLBM 시험발사, 서북도서에 배치된 우리 함정에 대한 조준타격 협박, 동해에서의 함대함미사일 발사를 단순히 협박용이라고 보다가는 천안함처럼 낭패를 당할 수 있다"며 "남북의 군사적 균형을 깨뜨리는 북의 SLBM 위협에 맞서 북핵 방어대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자력 잠수함 개발 착수와 이지스 구축함 추가 건조를 통한 동·서·남해 상시 배치, 해상초계기를 통한 대잠 조기경보체제 강화 등의 방안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 동아일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은 미국 국무부가 밝힌 대로 유엔 결의안 위반"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우방과 공조해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핵능력 강화 억제에 나서도록 외교적 노력을 하는 것도 정부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대답할 책임있다” SLBM 발사실험 비판한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10일 <첨단무기 경쟁 부추길 북한의 SLBM 발사실험> 제하의 사설에서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는 탐지와 방어가 어렵고, 유사한 잠수함 개발과 탄도탄 방어체계로만 대응이 가능하다"며 "잠수함 탄도미사일 전력화는 남측의 첨단무기 개발·도입을 촉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SLBM 발사는 체제 안전 보장과 군사 전력 강화가 아니라 역내 군사적 긴장과 무기의 파괴력만 한 단계 더 높일 것"이라 지적한 경향신문은 "이번 시험이 남북 민간단체가 6·15 기념행사 서울 개최에 합의하는 등 모처럼 남북 간 교류 재개 분위기가 형성된 속에서 불거진 것도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경향신문은 "북한이 핵탄두를 잠수함 탄도미사일에 장착 가능한 1t 이하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하면 '핵보유국' 지위를 얻을 수 있다"면서 "북한이 이번 시험을 공개한 것은 미국까지 겨냥한 듯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북한의 SLBM 사출 시험으로 인해 당장 국내에서도 핵잠수함 개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지적한 경향신문은 "이것을 원했는가. 북한은 대답할 책임이 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군사력 증강으로 이룰 수 없다"면서 "북한이 지난 8, 9일 서해상 무력도발 위협을 하고 9일 동해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군사적 긴장 고조만 불렀을 뿐"이라 지적했다.

북한 위협보단 남북관계 악화부터 걱정되는 한겨레

한겨레신문은 북한의 무력도발로 인한 남북 관계의 악화를 우려하며 "지금이 대화냐 대립이냐의 중대 분기점"이라 강조했다.

한겨레신문은 10일 <남북 모두에 백해무익한 군사 긴장> 제하의 사설을 통해 "'미국·일본 대 중국·러시아'의 국제적 대결 구도가 선명해지는 흐름 속에서 남북 간마저 군사 긴장이 격화하고 있어 불안감이 더욱 크다"며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가 서서히 재개되는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도발에 '강력 대응'을 시사한 우리 군의 대응 방침에 대해 "정부가 북쪽의 군사 도발에 대해 신속하고 확고한 대응태세를 갖추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한겨레신문은 "그러나 남북 모두, 특히 북한은 남북 군사 긴장이 백해무익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한반도 주변에 '미·일 대 중·러' 사이의 대결이 심화하는 와중에 남북마저 대립하는 것은 스스로 남북의 발언권을 줄이는 길"이라고 뜬금없는 양비론을 폈다.

그러면서 "이미 핵과 미사일 도발로 국제적 고립 상황에 처한 북한은 추가적 도발을 통해 얻을 것보다는 잃을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 한겨레신문은 "우리 정부도 북쪽의 군사 도발에 대한 즉자적 대응을 넘어, 장기간 긴장관계에 있는 남북관계를 큰 틀에서 개선하는 통 큰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최근 민간 차원에서 이뤄진 비료 지원이나 민간 차원의 6·15선언 남북 공동 기념행사 서울 개최 합의 등 의미 있는 흐름을 살리면서 북을 대화 마당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무기개발 등 군사위협 문제가 나올 때마다 대개 양비론을 펴며 북한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던 한겨레의 의례의 양비론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선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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