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 기자]  기독교 방송 CBS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이 방송 도중 아무런 근거 없이 MBC를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발언을 여과 없이 방송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심의에 올랐다.

앞서 CBS ‘박재홍의 뉴스쇼’는 지난 3월 13일 ‘변상욱의 기자수첩-어뷰징 기레기의 진화’ 방송에서 동일한 뉴스콘텐츠를 중복 전송하는 문제를 다룬 ‘기사 어뷰징’ 이슈를 다뤘다.

문제는 진행자인 박재홍 앵커가 변상욱 CBS 기자에게 “(어뷰징의) 구조적인 문제의 배경”에 대해 물었고 이에 대해 변상욱 기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거 신문은 한 번 마감하니까 하루 한 번만 경쟁하는 거였습니다. 방송도 아침 종합 뉴스, 저녁 종합 뉴스로 승부를 겁니다. 그런데 온라인 미디어는 하루 종일 경쟁을 해야 합니다. 이런 양태의 저널리즘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먹고 살자니 꼼수가 발전하는 것이고, 좋은 말로 표현하면 생존을 위한 적응인 셈입니다.

그러나 독자와 네티즌들이 언론사의 생존을 위해 언제나 바보처럼 이용당해야 하는가. 이러한 함정은 결국 외면당할 것이고, 언론사는 또 다른 함정을 팔 것이고, 이러다보면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국민들로부터 버림받게 될 겁니다. 우리나라 언론들이.

지상파 방송들이 벌써 공익과 공공을 저버렸다가, 요즘 완전히 KBS, MBC, SBS 다 어렵습니다만, 특히 M모 방송은 국민들로부터 많은 버림을 받아서 어려움에 처해있는 거죠.”

문제가 되는 부분은 “지상파 방송들이 벌써 공익과 공공을 저버렸다가, 요즘 완전히 KBS, MBC, SBS 다 어렵습니다만, 특히 M모 방송은 국민들로부터 많은 버림을 받아서 어려움에 처해있는 거죠.”라는 대목이다. 어뷰징 이슈에서 뜬금없이 지상파 문제의 공익과 공공성으로 넘어가더니 다짜고짜 MBC가 국민들로부터 많은 버림을 받아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타사 비난 발언을 한 것이다. 논리 비약에 근거 없는 타사 비방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던 것.

이에 MBC는 방심위에 문제를 제기했고, 방심위는 8일 방송심의소위원회(이하 방송소위)를 열고 기사 어뷰징(동일 뉴스콘텐츠 중복전송)에 대해 다룬 CBS <박재홍의 뉴스쇼>(3월 13일 방송)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이날 방송심의소위원회에는 김성묵 부위원장・장낙인 상임위원・박신서 위원・함귀용 위원・고대석 위원 등 5명 전원이 참석했고, 심의 결과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객관성), 제27조(품위유지) 5호를 위반한 것으로 행정지도인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객관성)는 “방송은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하며,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하여 시청자를 혼동케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되어 있다.

제27조(품위유지)는 “방송은 시청자의 윤리적・정서적 감정을 존중하기 위하여 품위를 유지하여야 하며, 시청자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언론운동단체의 한 관계자는 “변상욱 기자의 발언에는 도덕적 우월주의가 뼛속까지 깊이 박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KBS에 이어 시청률 2위인 MBC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아 어려움에 처했다는 건 말이 안 되며 개인 주관적 소감일 뿐 방송에서 할 이야기도 아니고 MBC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이다.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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