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희열이 공연장에서 한 성적 농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디어오늘과 PD저널 등 대중문화연예 전반에 관한 각종 기사와 칼럼을 실어오던 매체들이 침묵하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디어오늘과 PD저널은 7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이번 논란에 관한 기사가 올라오지 않았다.

정치권과 언론, 대중문화 등에서 불거지는 성희롱 논란이나 성폭력의 문제는 이들 매체들이 평소 관심있게 보도해오던 이슈이다. 그럼에도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유희열의 성희롱 논란 이슈를 다루지 않는 건 대단히 이례적인 것.

현재 유희열 성희롱 논란은 본인의 사과와 현장 관객의 ‘성희롱이 아니다’는 증언에도 불구하고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문제가 됐던 발언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토이의 단독 콘서트 '디카포'에서 나왔다.

공연 둘째 날인 3일 유희열은 “내가 공연을 할 때 힘을 받을 수 있게 앞자리에 앉아계신 여자분들은 다리를 벌려달라. 다른 뜻이 아니라 마음을 활짝 열고 음악을 들으란 뜻이다. 아시겠느냐”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유희열은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3일 동안 짓궂은 농담에도 웃어주시고 엉성한 무대에도 박수쳐 주시던 모습이 선하네요. 공연장의 불이 켜졌는데도, 마지막 차편을 놓칠 시간인데도 자리를 지키며 끝까지 텅빈 무대를 바라보시던 눈빛들도 선해요”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그리고 아무리 우리끼리의 자리였다고 해도 이번 공연중에 경솔한 저의 가벼운 행동과 말에 아쉽고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계셨을텐데 무척이나 죄송해지는 밤이기도 합니다”라며 사과했다.

유희열은 “오랜 시간 아끼고 간직해 온 기억들도 한 마디의 말로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더 깊게 새기면서 살아가야 겠단 생각에 부끄럽고 마음이 무거워 집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현재 각종 연예매체는 물론이고 정치매체까지 언론들은 유희열의 발언을 ‘19금 발언’ 등으로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유희열 발언 유일하게 비판한 미디어스의 돋보이는 일관성 

▲ 미디어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언론노조 측에선 미디어스가 유일하게 유희열 발언이 오랜 팬들과의 익숙한 콘서트 자리에서 나온 가볍게 넘길 발언이 아니라면서, “다리 벌리라고요? 그건 섹드립 아닌 ‘성희롱’입니다”라며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이와 달리 미디어오늘과 PD저널 등은 왜 유희열 19금 농담을 다루지 않고 있는 것일까? 일단 보도 가치에 대한 문제다. 유희열의 19금 발언은 보도 가치가 없을까? 그의 발언은 6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상위권에 오르며 계속 확산됐었다. 7일에도 그에 관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이슈라는 방증이다. 인기 정상을 달리는 대중문화인이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는데 보도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그 가치에는 보편타당한 기준보다는 상당히 독특한 주관이 많이 개입했다고 봐야 한다.

유희열의 발언이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발언인지 아니면 성희롱으로 봐야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을 수도 있다. 평소 특히 여권 정치인과 언론계의 성추행, 성희롱, 성폭력 의혹이 제기되면 즉각적으로 보도하던 평소의 보도행태와 달리 대단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유희열과의 개인적 친분이나 호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공정보도와 중립의 가치를 지향한다지만 언론의 보도행태에서도 ‘인지상정’의 요소가 작동한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또 하나는 일베 논란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입사 전 개인의 일임에도 ‘일베’에 회원 가입해 여성에 대한 혐오와 비하, 성적 댓글을 썼다는 전력을 이유로 KBS 신입기자의 퇴출을 요구하던 미디어오늘 등이 유희열의 성발언을 다루기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KBS 신입기자에 냉혹한 미디어오늘 등이 유희열에는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비판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유야 어떻든 유희열 19금 성발언 논란에서도 미디어오늘과 PD저널 등 언론노조 측의 ‘내편네편’의 지나치게 분명한 보도잣대를 다시금 확인한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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