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 기자]  YTN 이사회가 지난 2일 차기 사장에 은행장 출신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을 내정한 이후로 언론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이번 인사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언론학자 A 교수는 “이 정부의 수준을 보여준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최근 언론 기고글을 통해 “그러면 이런 파격을 넘어선 파행적 인사는 왜 나온 것일까?”라며 “추론컨대, 언론영역에 활동해온 인사들을 믿을 수 없다는 불신 아니면 언론 영역 자체의 고유성이나 전문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언론불신 인식에서 나온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그러면서 “어떤 인식에서 나왔든 언론과 언론인들이 반성해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인이든 언론 자체든 현 정부가 언론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런 것이라면 이건 정말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임에 틀림없다.”고 우려했다.

방송사 사정에 밝은 언론학자 B 교수는 이번 YTN 인사에 대해 “언론사라는 게 일반 기업과 다르고, 또 일반 기업 경영인이 언론사에 간 경우 대개 많이들 실패했는데 일반 기업인도 아니고 은행에 있던 인물이 YTN 사장으로 간걸 보면서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언론인을 들이대도 시끄러우니까 피한 것이냐, 아니면 전향적 측면에서 한 인사냐 솔직히 판단이 안 된다”며 “노조도 이번 인사에 가만히 있는 게 의외였다. 최근 모 인사와 만난 자리에서 그 점이 궁금해 ‘노조는 왜 가만히 있는 거냐’고 물었더니 ‘글쎄?’ 모르겠다고 하더라. 다들 의아해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B 교수는 “너무 의외이고 파격적인 인사라 도대체 이번 인사의 의미가 무슨 뜻이냐를 놓고 다들 어안이 벙벙해서 맨 처음 노조의 반응부터 봤는데 조용했다”며 “노조는 최악만 아니면 된다고 했지만, 그건 또 두고 봐야 할 문제 아니냐. 이번 인사가 더 최악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라고 했다.

그는 “과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으로 기업인 출신의 비언론인이 왔을 때 그 사람이 ‘MBC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데 무슨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나’ 묻더라. 그래서 내가 역으로 ‘MBC 평가 기준은 시청률이냐 아니면 광고매출이냐’고 물었다. 수익과 관련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답하더라”면서 “방송은 공익성과 산업성이 혼재돼 있어 특수하다. 이걸 인식하지 못하고 기업에서 온 사람들이 함부로 잣대를 대 언론이 혼란스럽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기업인도 아니고 은행맨 아닌가”라며 “은행맨은 과감한 투자라든가 계획보다는 누수를 막는 정도의 관리 역할인데, 하여간 다들 YTN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B 교수는 “여야 진보보수를 떠나 지금 이 정권에 들어와서는 하도 희한한 인사, 전반적으로 이해 못할 인사가 많다. 이건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력의 잘못된 운영의 드러난 한 행태 같다. YTN 인사도 그 중 하나”라면서 “언론사가 실험을 하는 곳도 아니고 언론인이 모르모트도 아닌데 이게 뭔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어쨌든 이런 인사는 현 정부 들어와서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다. 이해 못하는 인사가 너무 많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놀랄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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