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기자]   “우리 마음대로 광고를 주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며 광고할 자유를 역설한 방송문화진흥원 사무처 직원들의 말이 틀렸다고 보진 않는다. 광고할 권리, 광고안할 권리는 모두 광고주에게 있다. 선호하는 매체, 광고 효과가 있을 것 같은 매체, 독자가 많은 매체에 광고를 주고 싶은 건 당연하다. 그런 면에서 방문진 사무처가 “광고는 우리 마음”이라고 답한 게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정당한 언론사 취재에 질문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협박하는 거냐”는 고압적인 직원들의 태도나, MBC를 관리 감독하는 곳이, 몇 개 되지도 않는 미디어전문매체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건 한심한 일이다. 사무처 직원들이 광고 달라는 언론사 기자들 전화에 얼마나 시달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적 기관의 광고 집행 현황을 묻는 우리 기자를 양아치 기자 대하듯 우습게 봤다는 것도 어처구니없다.

방문진이 마음대로 광고할 권리가 있듯 폴리뷰가 방문진 광고 현황에 대해 취재하고 광고 집행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미디어스’나 ‘PD저널’과 같은 매체전문지를 우대한다는 사무처 직원들의 말을 근거로 봐도 그렇다. 많은 독자들이 알다시피 폴리뷰는 수년 동안 MBC, KBS, YTN, SBS 등 미디어계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뤘고 그 과정에서 많은 특종을 내기도 했다. 언론노조가 장악하다시피 한 방송계 노조가 어떤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한민국 여론에 어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수년간 집중 보도로 고발해왔다. 공영방송사 내부에서 벌어지는 노조의 정치투쟁과 헤게모니 싸움이 얼마나 극심한지, 또 그런 이들이 좌지우지하는 시사보도프로그램이 대한민국 국민의 정신과 사고에 어떤 위험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우리 폴리뷰 기자들은 열심히 기사를 써왔다.

마음대로 광고할 자유 있는 방문진, 그러나 ‘제 마음대로’ 직원들은 곤란하다 

다른 곳도 아니고 MBC를 관리 감독하는 공적 기관에서 실무를 보는 담당자들이란 사람들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잘 모르고 있고, 미디어 전문 취재 기자들을 그따위 태도로 대한다는 건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런 전화를 받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거만하기 짝이 없는 방문진 사무처장은 그럼 어떤 전화여야 제대로 받겠다는 건가. 사람 전화 가려가며 받을 만큼 방문진 사무처장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 MBC 경영진이 사전에 조직개편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불쾌해하면서, 막상 MBC 내부 문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국회에 불려간 자리에서 우물쭈물 대고 “박근혜 대통령 패션 보도는 더 강조되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는 헛소리나 해대는 김문환 이사장을 모시고 일하는 사무처 직원들이라 그런 것인가. 어떻게 김문환 이사장이나 사무처 직원들이나 하나 같이 그 모양인지 참으로 대단한 방문진이다.

“광고는 우리 마음”이라는 방문진의 광고 집행에서 폴리뷰가 항상 제외되는 점은 유감이다. 필자는 방문진 광고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게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디어오늘이나 미디어스와 같은 미디어전문 매체들 역시 이런 종류의 문제로 기사 등으로 우회해 때리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매년 국정감사에서 광고 문제를 가지고 자신들에 우호적인 매체에 광고가 적게 간다거나 적대적인 매체에 광고가 집중되면 노골적으로 따지기도 한다. 방문진은 공적 기관인데다가, 광고 집행에 있어서 객관적인 기준과 잣대는 없더라도 최소한 설득력 있는 집행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에도 방문진은 진영언론 성격의 매체를 선정하면서 특정 매체에만 광고를 집행했다. 자신들 말대로 “균형을 맞춘다”거나 “전문지를 우대한다”는 것도 지켜지지 않았다. 어차피 방문진 마음대로라는 광고 집행, 최소한 좌우 균형은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방문진은 미디어계 동향을 파악할 줄 아는 최소한의 지식은 갖춘 사람들, 게으르지 않은 사람들로 사무처 직원들을 뽑기 바란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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