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내와 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재균)”을 봤다.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다. 왜 이럴까. 그것은 영화가 60년대 우리이웃에서 일어난 실화 같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두고 좌파 종북 세력들이 박정희 시대를 미화하기위한 보수 쪽의 기획영화라고 덧칠을 하려다가 가당치도 않다는 국민여론에 멀쑥해진바 있다

영화에서 눈물을 많이 흘리게 한 것은 덕수가 독일 지하탄광 막장 에 갇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한국간호사 덕수 애인이 독일 감독관에게 덕수를 살려달라고 두 손을 모으고 눈물로 뒤 덮인 얼굴을 쳐들고 애타게 호소하는 장면이다. 가난한 나라 젊은 남녀가 돈 벌러 외국에 와서 겪는 외로움과 서러움. 죽음의 공포. 절박함. 안타까움.....

영화“국제시장” 이 1000만 관객을 훌쩍 넘은 것은 지난날 가난의 서러움이 가슴속 깊은 곳 에서 치밀어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통하여 우리나라에서 가족을 위한 가장(家長)의 무한 책임과 희생이 너무나 생생하게 잘 들어나고 있다. 특히 5-60년대 어린 소년 소녀가장들은 저임금의 공장에서. 남의 집 부엌에서 모진 고생을 겪으면서 동생들 뒷바라지 했다.

영화내용 중 베트남 전쟁에 돈 벌러 가겠다는 남편과 아내가 다투는 과정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었다,

아내는 “이제부터 당신을 위해 살아보라”고 하면서 “베트남 전쟁터에는 절대 보낼 수 없다”고 야무지게 만류했지만 덕수는 “이것이 우리집 가장인 내 운명인 것을 어쩌란 말이냐”고 울먹이며 소리치는 모습에서 그의 아내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물러선다.

특히 이 영화에서 우리들 자신을 한번 뒤 돌아 보게 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덕수(황정민) 와 달구(오달수)의 우정이다. 덕수와 달구는 돈 벌러 독일 광부와 베트남 전쟁터에 함께 갔다. 그들은 그야말로 생사고락을 같이 했다. 달구는 덕수의 무리한 제안에도 항상 이해하고 그와 행동을 함께했다.

흔히 친구하면 중국역사의 관중(管仲)과 포숙(鮑叔)의 우정을 말한 관포지교(管鮑之交)를 들먹거리지만 비록 영화이긴 하지만 덕수와 달구사이와는 비교가 될 수 없었다. 관중과 포숙의 우정이 정치적 배려라고 한다면 덕수와 달구는 뜨겁거나 슬픈 숨결을 함께 나누는 한국적 우정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요즈음 세상에서는 달구 같은 친구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5-60년대 가난했던 시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친구다.

특히 경상도에서는 친구 간 의리를 매우 중요시 한다. “저 친구 의리 없다”고 소문나면 누구에게나 찬밥신세다. 의리는 인간이 지켜야할 도리다. 친구 간 지켜야할 의리는 뜨겁고 진하고 행동적이다.

“국제시장” 영화에서 주인공 덕수 친구 달구를 보면서 한번 생각해 본다. 누구에게나 주위에 많은 친구가 있다. 그 친구들 중에서 달구와 같은 친구가 있는지. 있다면 그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만약 달구와 같은 친구가 없다면 그것은 자신의 탓일 것이다. 자신이 친구에 대한 배려. 사랑. 봉사. 희생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秋史 김정희는 “벗과 함께 술잔을 나누는 것이 인생삼락의 하나 라”고 하지만 술친구는 많아도 달구 같은 친구가 없다면 그 술자리를 어찌 인생삼락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金豊三 소담학당 대표.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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