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따른 고용률 하락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경고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고용(일자리 창출)의 근원적인 해결책은 성장 외에는 없다. 현 정부는 ‘창조경제’를 통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창조경제의 성공을 통해, 경기를 활성화 하고, 일자리를 늘리며, 국가경쟁력 확보하겠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창조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은 ‘문화 산업 - 방 송 산업’에 있다.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방송 산업의 현황은 어떠한가. 발제문에도 적시되어 있지만 2013년 방송 사업자의 방송사업 매출은 14조 3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 했다고 한다. 반면 지상파 방송 사업 매출은 3조 89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즉, 전반적으로 방송 산업의 전체 매출은 증가했지만, 유료 방송시장 등의 성장으로 지상파 방송의 매출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방송 산업의 매출 증가를 성장으로 보는 것도 어렵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했을 경우, 전년 대비 6.3% 증가가 방송 산업이 성장세에 들어섰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근거이다. 해당 통계는 오히려 지상파 방송의 매출이 줄고, 비지상파 방송의 매출이 늘고 있는 소위 나눠 먹기식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시사하고 있는 바가 크다. 실제로 방송사의 주 수입원인 광고수입을 두고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간의 시청률 전쟁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방송관계자들은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제살 깍아 먹기식 경쟁이 결국 저질 컨텐츠와 스타의존적 방송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의 국내 방송시장은 이미 Red ocean(이미 잘 알려져 있어 경쟁이 매우 치열한 시장)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우리의 경재규모와 인구를 보았을 때 산업의 성장을 꾀할 만큼의 내수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제조업의 경우를 보았을 때 충분히 유추가능하다. 즉 투자를 통한 성장에는 한계가 왔으며 남은 것은 다른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뿐이다. 과거 드라마가 주도했고, 현재 K-POP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한류가 그러한 노력의 결과이다.  

방송 산업의 해외진출은 경제성장에 따른 당연한 역사적 결과이기도 하다. 저렴한 노동력의 아시아를 대상으로 생산기지화에 성공해 자본을 축적한 서구 선진국들은 일치감치 1차, 2차 산업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미국의 경우 이미 1960년대부터 지식, 정보, 서비스 산업에 눈을 돌렸고, Globalization(경제, 정치,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간, 시간이 압축되어 세계가 일체화되어 가는 것)을 주도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방송이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세계 방송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미국 CNN, 영국 BBC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더라도 대한민국에 과연 국외시장을 노린 방송이 존재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져본다. 혹자는 아리랑TV를 언급한다. 아리랑 TV가 글로벌 방송을 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아리랑TV의 홍보영상들을 보고 한국관광에 대한 욕구를 가질 수는 있겠지만, 해외 시청자들이 아리랑TV의 컨텐츠에 매료되어 유무형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은 동의하기 힘들다. 쉽게 말해 아리랑TV가 알자지라 방송만큼의 지위를 묻고 싶다.

반면 아시아권의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은 어떤가? 글로벌 방송을 하고 있는 일본의 NHK world의 훌륭한 컨텐츠와 중립적인 보도는 아시아권의 대표적 보도, 교양채널로 자리 잡은지 오래이다. 중국의 CCTV의 채널9은 화교권을 중심으로 한 맨파워를 바탕으로 그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위성과 인터넷을 바탕으로 확산되며 글로벌 방송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과 유무형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 화장품, 의류 등의 신제품을 출시할 때 한국을 테스트마켓으로 이용한다는 경제지의 보도가 있었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감각적이며, 트렌디 하고, 분석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본다. 한국인이 방송 산업에 필요한 인재들이 갖춰야할 요건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잘못된 교육열의 폐해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글로벌 언어인 영어에 대한 이해도 또한 아시아에서 상위권에 있다고 자부해도 좋은 교육수준을 갖추고 있다.

그것뿐인가 우리는 서구선진국에서 조차 한류 열풍을 만들어 낼 정도로 수준 높은 팝과 드라마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조금의 노력만 덧붙인다면 NHK, CCTV 못지않은 글로벌 방송사를 가질 수 있으리라고 본다. 해외시장이 열린다는 것은 방송 산업자체의 변화를 야기할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른 고용의 파급효과는 기대이상일 것이라 확신한다. 

하우사회문제연구소 배철순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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