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사’라는 전공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학교에서 배운 것들은 대부분 잊어버렸다. (나만 잊어버리는 게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다들 솔직해지자.) 하지만 이 수업은 교수님께서 너무나 열정적으로 강의하셨고 한국의 무역에 대해서 상세히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내 머릿속에 아직도 수업내용이 남아있다. 한국무역과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발전사를 배운 시간이었다.

한국 경제 · 무역 발전사

내가 배웠던 한국무역에 대해서 잠깐 정리하자면 이렇다. 해방이후 1945년부터 1950년대는 경제혼란기였다. 이승만 대통령의 토지개혁으로 산업화를 이룰 수 있는 자본을 만들어 냈고, 1953년~57년에는 미국의 원조로 생필품 수입 및 수입대체를 실현했다. 하지만 미국의 원조가 끊긴 뒤에 비로소 자립경제의 필요성을 깨달았고 정부는 3개년 경제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이 시기의 총 무역액은 3억 8,500만 달러였다.

그다음은 1960~1970년대이다. 이 시기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수출입국(輸出立國)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수입대체와 수출주도를 병행했다. 하지만 수입대체전략은 실패를 겪었고 수출지향의 정책을 폈다. 이 시기의 배경은 마찬가지로 미국 원조의 감소와 협소한 국내시장, 에너지 및 식량 부족의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점들을 극복하려면 무역을 위한 외화가 필요했다. 그리고 한국에게 운이 좋게도 세계경제는 부흥기를 맞이했고 브레튼 우즈체제가 갖춰졌다. 금본위와, 고정환율 그리고 자유무역으로 세계가 국가들이 고성장을 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한국의 수출지향 정책은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박정희 정부 시기는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주도냐 시장주도냐의 의견들이 대립각을 보인다. 내가 배운대로 설명하자면 정부는 수출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향점만을 제시했고 경제성장의 주체는 '민간기업’이었다.

정부가 주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민간기업들이 주도한 경제성장이었던 것이다. 또한 국내시장을 위주로 펴는 수입대체 정책이 아닌 세계시장을 향해 정책을 세웠고 기업들은 그러한 정책들과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으로 국제경쟁력을 다지면서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1980년대부터 외환위기 이전까지의 시대에서는 선진국들의 통상 압력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수입에 대한 규제를 풀기 시작했다. 이 시기부터 수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원자재가 부족한 국가에서 수입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면 산업이 발전하기 힘들기 때문이며 시장경제의 메커니즘에 따라 해외수입품이 들어오면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이 활성화 되고 품질이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에서만 있으면 접하지 못했을 재화들을 접하면서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고, Catch-up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무역입국(貿易立國)이라 한다.

외환위기 이후부터는 IMF의 구조개혁으로 인해 부실금융이 정리되었고, 기업의 재무구조가 건전화 되었으며 공공부문의 민영화가 이루어졌다. 또한 WTO의 다자주의에서 FTA 지역주의로 전환되어 각 국가 간의 FTA협정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또한 세계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Global Standard에 맞춰 우리나라 기업들도 세계시장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무역순위 10위에 드는 무역 대국으로 성장했다.
 
흔들리는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는 시대, '기업입국(企業立國)’시대

여기까지 한국무역에 대한 설명이었다. 한국무역사를 배우면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성장해왔고 지금과 같은 번영을 누릴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알게되었다. 그러다 문득 나는 수출입국, 무역입국으로 표현되는 시대들 말고 외환위기부터 현재까지를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해봤다.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기업입국(企業立國)’이다. 자본주의에서 기업을 빼고 경제성장도 없을 것이며 나라가 부흥할 수가 없다. 또한 가속화되고 있는 세계화와 국가 간의 제도경쟁이 활발해 지고 있는 시대에 더 이상의 국가간섭과 보호무역을 시행하게 된다면 국가경쟁력은 뒤쳐질 것이고 경제성장 또한 뒤쳐질 것이다. 국가주도의 경제가 아닌 자유로운 기업활동이야 말로 나라를 바로 세우는 길이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번영의 길에 올라갈 수 있게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발전해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실정을 보면 기업들을 옥죄는 정책만 시행되고 있다. 소위 '경제민주화’라는 칼바람이 휘몰아치면서 국회는 입법만능주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업들에게 철퇴를 가하고만 있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들, 사내유보과세, 법인세 인상 등 기업의 목을 조르는 법만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규제개혁포털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는 2008년에는 총 11,625개였던 규제가 2013년에는 15,064개로 오히려 증가하였다. 또한 경제자유지수 순위는 33위 34위로 하락했다.

또한 국민들의 반기업정서도 문제다. 유럽위원회에서 2012년에 조사한 기업가에 대한 반감 수치를 보면 일본, 미국, EU는 반감수치가 평균 6%를 기록했지만 우리나라는 17%기록했다. 기업가에 대한 반감이 선진국들에 비해 상당하다. 이러한 사회풍토에서 기업가들이 어떻게 열심히 활동 할 수 있겠는가.
 
'기업입국(企業立國)’시대를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재밌게도 오늘 이 글을 쓰면서 한자변환을 하다가 알게 된 것이 있다. '수출입국(輸出立國)’과 '무역입국(貿易立國)’을 한자로 변환하면 단번에 바뀌는데 '기업입국(企業立國)’은 기업과 입국을 따로 입력해야 된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나는 이글을 쓰는 동안에 기업에 대한 중요성과 기업이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경제성장은 언제나 국가의 간섭이 최소화되고 기업과 민간부분의 활성화가 될 때 이루어졌다.
 
국회나 정책입안자들이 국가의 개입이 경제성장을 이끈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이 바뀌어야한다. 대한민국의 국민들도 반기업정서를 버리고 친기업정서를 가져야 비로소 국회가 정신을 차릴 것이며 자유로운 기업활동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기업입국(企業立國)’ 시대를 위해 대한민국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건희|자유경제원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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