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독일 하이델베르크 세계분쟁연구소가 2010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김정은 정권과 대치중인 한국의 분쟁강도는 이스라엘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스라엘의 GDP 규모는 한국의 20% 수준에 불과하지만 국방비는 한국의 60% 수준이다. 한국의 경우 GDP대비 국방예산 비율이 2.5%(2010~2012년 평균)로 세계 22개 분쟁-대치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이스라엘은 무기 수출에 있어서도 한국보다 20여년 앞서 있는 상태다. 2010년 이스라엘 방산 매출액(96억 달러) 가운데 수출액은 72억 달러로 한국의 3배를 기록했다. 이스라엘은 국방비 6.7배 수준의 방산 매출을 기록하는 동시에 그 가운데 75%는 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방산 수출 비중(약 4%)과 비교하면 놀라운 실적이라 할 수 있다.

안보문제에 문외한인 좌경(左傾)세력은 우리 국방비가 북한의 33배나 되는데 ‘왜 항상 예산이 부족하다는 주장을 하느냐’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최근 5년 동안 국방비 실질 증가율이 5%에 그쳤고, 증액분의 70% 이상이 ‘인건비’와 ‘급식비’ 등 전력운영비로 충당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신규 전력도입 예산은 2%에 불과하다. 아래는 記者가 2004년~2005년 취재했던 내용인데, 지금도 상황이 그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김필재 spooner1@hanmail.net
https://twitter.com/Iron_Alchemist3

軍 주요장비 사용연한 초과...戰力 공백 우려
전차·야포·헬기 등 기동타격 장비 수명초과 실태
2005년 8월29일자 보도

유류 부족으로 기동훈련 자제·전투기 최단거리 항로이용

 현재 우리 軍이 보유한 전차·장갑차·헬기 등 주요장비가 사용연한이 초과되어 軍 작전 수행과 안전성, 예산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우리 軍에는 각종 첨단 장비들이 속속 도입되고 있지만 軍 장비 중 수명을 넘긴 노후 장비의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육군이 보유한 AH-1S헬기(일명 '코브라' 헬기)의 모습.  

 국회 예산처는 지난 28일 보고서('국방KMH사업사전평가')를 통해 기동·공격용 헬기를 모두 개발하려던 KMH(한국형 다목적 헬기)사업이 공격용 헬기는 기동용 헬기 개발이 완료되는 KHP사업으로 축소·변경되면서 공격용 헬기의 전력공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공격용 헬기 개발 늦어져, 4년 이상 戰力 공백

 보고서는 이에 따라 기동용 헬기의 개발 성공을 판단할 수 있는 2009년에 공격용 헬기의 국내개발을 결정하더라도 개발기간을 고려할 때 2016년 이후에나 전력화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4년 이상 전력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육군이 보유한 군용 헬기는 692대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헬기전력(320대)의 2배가 넘고 군사강국인 일본(661대)과 중국(468~478)대보다 많다. 그런데도 軍이 KHP사업에 치중하는 이유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노후한 기동헬기(500MD, UH-1H)의 대체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일례로 토우(TOW)를 장착한 육군의 경(輕)공격용 헬기인 500MD의 경우 이미 운용기한이 17~20년이 돼 2007년부터 수명한계에 도달한다. 공격용 헬기전체로는 2012~2013년께 35~52%가 수명한계를 맞는다. 따라서 2012년 이후부터 2016년까지 공격헬기의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다. 당초 KMH사업은 UH-1H 및 500MD(기동형) 290여대와 AH-1S(일명 코브라 헬기) 및 500MD(공격용) 170여 대를 대체키로 계획했었다. 

 軍 보유 전차 50% 수명 주기 넘겨

 우리 軍의 노후장비는 헬기뿐만이 아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발간한 '2005 국방예산 분석 평가 및 2006 전망'에 따르면 전차의 수명주기를 25년으로 봤을 때 총 전차의 50%가 수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전차별로는 M-47(총 전차의 5%수준), M48A2C(9%), M-48A3K(14%), M-48A5K(22%)가 각각 수명한계를 넘겼다.

 현재 육군이 보유한 전차의 상당량은 구형 M계열 전차다. M계열 전차는 지난 1959~1977년 미군으로부터 인수받은 장비로 현재 생산 중단으로 인해 수리부속 확보에 제한을 받고 있다. 軍 관계자들은 전방지역의 대부분은 험준한 산악지형 이기 때문에 이들 노후 장비를 계속 운영할 경우 장비 마모율은 더 심각해 질 것이며, 이로 인한 사고위험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2004년 6월 육군이 공개한 운용연한이 훨씬 지난 M계열 전차의 캐터필러 모습. 군당국에 따르면 현용 국군 전차의 절반 가량이 도태 대상이라고 한다. 사진/김필재 기자

 야포의 경우 3600여 문의 견인포 중 1900여 문이 50년대에 도입된 105mm, 155mm, 8인치 견인포 등이다. 비율로는 53%가량이다. 이 가운데 105mm포는 35%, 155mm포는 17%, 8인치 포는 2%수준이다. 자주포의 경우 1200여 문 중 110여 문이 노후화 되어 그 비율이 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공포의 경우 지난 '2003년 9월 국정감사자료'에 의하면 M55(40여문, 28년 초과)와 40밀리(45여문, 23년 초과) 그리고 M45D(170여문, 8년 초과)는 전량이 수명주기(25년)가 초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M55와 40밀리는 수명주기 8년이 초과해 비교적 신형인 M45D로 대체·도태가 추진 중이며, M45D 대체 운영 후 도태예정이다. 견인 발칸은 총 619문 중 74문이 수명 주기를 초과했으나 2001년도부터 성능개량 및 재생을 통해 성능을 복원중이다.   
   
 장갑차의 경우 총 2,860여대 중 10.5%(300여대)가 수명주기(10년)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CM6614 장갑차 159대가 12~16년 초과 사용되고 있고, M113 장갑차 141대는 26년이나 초과 사용하고 있는 실정으로 향후 전량도태 대상이다.

 전시비축탄약 및 교탄(敎彈)확보율도 매우 저조

 수명주기가 지난 장갑차의 연간유지비를 보면, CM6614 장갑차는 연간 1억 8천여 만원이 소요되고 있고, M113 장갑차는 연간 5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훈련이나 기동은 하지 않아 유류비는 거의 소요되지 않고 있다. (노후장갑차 연간유지비는 총 6억 8천여 만원 소요, 2003년 기준)

▲1942년 제작된 M101A1 곡사포 시리얼 넘버(육군 보유) 사진/김필재 기자

 한편, 국방부가 지난해 6월 발간한 '미래를 대비하는 한국의 국방비 2004' 책자 등에 따르면 우리 軍은 전시비축탄약 및 교탄(敎彈)확보율도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軍의 교탄 보급량은 지급기준의 88%에 불과하며 전시 비축탄약의 경우 전투지속 소요의 60% 수준만 충족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일부고가(高價) 탄종(TOW/PZF-III)의 경우 실내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韓美간 연간 교육용 탄약을 비교하면 개인화기(한국군대 미군)는 247대 1142, 박격포는 7.5대 262, 야포(대대당)는 165대 4166, 전차포(1대당)는 31대 134발이다. 사이드와인더나 암람 등 공대공 미사일, 매버릭 등 공대지 미사일은 실제 사격훈련이 아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훈련장도 軍 소요의 63% 수준이고 민원증가로 실전적 훈련이 어려워진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軍 관계자는 현재 육군의 훈련장 확보율은 60%미만이며, 신설반대 및 이전요구 민원의 지속적인 증가(1998년 49건~2003년 84건)로 일선 지휘관들이 실전 훈련보다 민원예방에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유사훈련 통폐합·훈련장비 축소 시행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제유가도 우리 軍의 발목을 붙잡고 있기는 마찬가지. 최근 국방부는 고유가에 따른 유류 부족 분을 확보하기 위해 기획예산처에 1천 586억 원의 예비비를 신청했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올해 초 軍 소요 유류량을 540만 드럼으로 추산하는 한편 유류 평균가를 배럴당 27.4달러로 책정, 총 3천 209억원의 관련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그러나 유가가 폭등하면서 상황이 간단치 않게 됐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국방부가 초긴축재정에 들어간 것도 국제유가를 배럴당 48달러로 산정 했을 때 수치'라며 '이는 군 전체 소요량의 6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軍은 250만 드럼 2282억원어치의 유류를 사용해 남은 유류는 85만 드럼 927억원어치다. 따라서 부족분은 205만 2189억원어치나 된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지난달부터 올해 유류 운용계획 540만 드럼의 11%인 59만 드럼, 6백억 원 가량을 절약한다는 목표를 수립해 현재 운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 달 말까지 전투력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훈련을 보장하면서도 유류를 절약할 수 있도록 각 군별 '최소훈련소요' 계획을 받아 오는 9월 군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또 현행 5개 정유사 입찰을 통해 구입하던 유류 획득 방식 대신 국제선물 시장을 통한 물량 확보와 석유공사 비축유 활용 방안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한 상태다.('코나스' 2005년 8월 3일 보도)

 목욕횟수 축소: 간부 주 2회, 병사 주 1회

 한편 기름값 상승은 당장 장병들에게 고통(목욕횟수 축소: 간부 주 2회, 병사 주 1회)을 주고, 훈련의 통합·축소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각 군은 유류 부족으로 인해 장비운행을 줄이고 산발적으로 시행했던 군사 기동훈련도 통합훈련 위주로 진행하고 있으며 해군의 경우 함정 출동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공군, 공중훈련 감축·지상훈련 장비 활용

 육군의 경우 실내온도 기준을 예년보다 2도 높은 28도로 정했다. 그 이상일 때만 냉방이 가동된다. 상·하급 부대가 따로 하던 훈련은 통합하거나 일부 장비는 가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군 관계자는 '탱크 10대를 동원해 하던 훈련을 지금은 5~6대만 놓고 하는 식이다. 포병과 기계화, 기갑부대 등에서 이런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해군의 경우 지난해 9월 초부터 하루 평균 4만ℓ의 유류를 절약키로 했으며 웬만한 기동훈련은 컴퓨터 시스템을 통한 시뮬레이션 훈련으로 대체토록 했다. 또 차량 운행을 주 1회로 통제했으며 목욕 횟수도 줄이기로 했다. 특히 해군은 그동안 각각 나누어 했던 기동·실전·함포사격 훈련 등을 통합, 한 차례에 모두 끝내고 있는 실정이다.

 공군의 경우 전투기 훈련을 줄이지 않는 대신 불필요한 비행을 줄이고 있다. 훈련 공역(空域)으로 이동할 때는 최단 거리로 오가고 소장 이하는 공무 출장 때도 헬기 운용을 제한한다. 이와 함께 공군은 공중훈련을 대폭 감축하는 대신 지상훈련 장비를 활용토록 했으며, C-130 대형 수송기의 경우 40인 이상일 때만 운용하고 있다.

 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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