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 제공=연합뉴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 제공=연합뉴스]

[윤호 기자]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의 인도국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뒤바뀔 가능성이 생겼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5일(현지시간) 권씨 측의 항소를 받아들여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미국 인도 결정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다시 원심으로 돌려보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항소법원은 고등법원이 "형사소송법 조항의 중대한 위반을 저질렀다"며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지난달 20일 권씨를 미국으로 인도해야 한다고 판결하고 한국 법무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했다.

권씨 측은 즉각 항소했다. 권씨의 몬테네그로 현지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이런 불법적인 결정이 항소법원에선 유지되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로디치 변호사는 항소 이유로 몬테네그로 정부가 한국과 미국 양쪽에서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은 상황에서 각 요청을 받은 날짜와 권씨의 국적 등을 중요하게 고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인도 요청 시점이 지난해 3월 29일로, 같은 해 4월 3일이었던 미국의 요청 시점보다 앞섰다고 강조했다.

또 권씨의 국적이 한국인 점을 근거로 "범죄인 인도에 관한 법과 국제 조약들을 보면 그는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이 권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냄에 따라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원점에서 권씨의 인도국을 결정하게 된다. 결과에 따라 권씨의 신병이 한국으로 송환될 수도 있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다시 미국으로의 인도를 결정할 경우 권씨 측에서 재항소할 가능성이 크다.

권씨 측은 이를 염두에 둔 듯 최근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현재로서는 3월 말 이전에 권씨가 한국 또는 미국으로 인도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에게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피해를 안긴 권씨는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도피하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혐의로 체포된 이후 1년간 현지에 구금돼 있다.

당시 함께 검거됐던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로 송환돼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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