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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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지 기자]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계가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은행에 지출하는 '이자 비용'이 지난해 역대 최대폭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이상 가구의 명목 지출 중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원으로, 2022년(9만9천원)과 비교해 1년 새 31.7% 급등했다.

이는 통계청이 1인 이상 가구에 대한 가계동향 조사를 시행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 소비 지출 증가 폭(5.8%)과 비교해도 5배 이상 높다.

물가 영향을 배제한 실질 이자 비용 역시 2022년 9만2천원에서 11만7천원으로 27.1% 증가했다. 이 역시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 폭이다.

이 같은 이자 비용의 급격한 증가는 가계 코로나19 시기 늘어난 가계부채와 고금리 장기화 상황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가계가 짊어진 빚의 규모를 의미하는 가계신용은 작년 12월 말 기준 1천886조4천억원(잠정)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또한 2017년 92.0%에서 2022년 108.1%로 5년 만에 16.2% 증가했다. 지난해 들어 증가 흐름이 꺾이기는 했지만, 4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대출 잔액은 지난해 5월 이후 매달 증가해 지난달 28일 기준 696조371억원까지 늘어났다.

코로나 시기 0.5%까지 떨어졌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21년 하반기부터 상승을 거듭해 작년 1월 말부터 현재까지 3.5%에서 유지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가계 부채가 많이 증가한 가운데 높은 금리가 1년 내내 유지되면서 가구의 이자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실질 월평균 실질 이자 비용은 2만1천원으로 1년 전(1만7천원)보다 1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1분위 가구의 소비 지출은 0.9% 증가했다.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은 5.7%, 주류·담배 지출은 8.2% 각각 감소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이자 비용 또한 2022년 17만9천원에서 2023년 25만4천원으로 1년 만에 41.7% 늘었다.

같은 기간 소비 지출은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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