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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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광 기자] 국내 청소년과 젊은 성인의 절반 이상은 혈중 엽산이 적정 수준에 미치지 못해 부족 상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2013∼2015) 자료를 활용해 국내 10세 이상 남녀 8천16명의 혈중 엽산과 비타민B12, 호모시스테인 농도를 비교·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엽산은 세포 성장과 분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용성 비타민으로, 태아의 성장 발달을 위해 임신 전 여성이 충분하게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다. 혈중 엽산 결핍은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비타민B12는 세포분열과 신경계 기능에 역할을 하는 비타민이고, 호모시스테인은 엽산을 포함한 비타민 B군 섭취 부족 시 증가하는 황-함유 아미노산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르면 혈중 엽산농도가 6.8 nmol/L에 미치지 못하면 결핍된 것으로 분류한다. 비타민B12는 미국 국립의학원(US National Academy of Medicine) 등에서 148 pmol/L 미만은 결핍, 148-221 pmol/L 미만은 경계 결핍으로 분류한다.

연구 결과 혈중 엽산의 경우 10세 이상 전체 남녀의 5.1%가 기준치에 미달한 결핍, 31%가 경계 결핍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성인에서 혈중 엽산의 결핍 비율이 더 높았다.

10대와 20대는 약 13%가 결핍, 45% 이상이 경계 결핍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10대와 20대의 절반 이상인 약 59%가 엽산 부족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자보다는 남자에서 혈중 엽산의 결핍 비율이 더 높았다. 10대 남자의 60% 이상, 20대 남자의 70% 이상에서 혈중 엽산 농도가 적정 수준 미달이었다.

비타민B12의 결핍 또는 경계 결핍 비율은 남자 2.9%, 여자 1.1%로 남자에게서 더 높았다.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기준치 이상인 고호모시스테인혈증 비율도 남자 11.8%, 여자 1.6%로 남자가 여자보다 7배 이상이었다. 혈중 엽산 농도나 비타민B12 농도가 낮은 사람일수록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짙어지면 동맥 손상과 혈관의 혈전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공중보건 분야 국제학술지 '역학과 건강'(Epidemiology and Health)에 게재됐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의 예방·관리를 위해 혈중 엽산 상태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젊은 연령층에서 엽산 결핍이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조사하고 결핍 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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