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일 뉴스파인더 논설위원 / 전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대표
▲황정일 뉴스파인더 논설위원 / 전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대표

허은아와 류호정의 행보(行步)가 맞저울의 양편에 올라 비교가 되고 있다. 누가 더 참신하게 새로운 미래를 견인할까?

사실 장삼이사(張三李四)는 두 분을 잘 모른다. 애써 찾아보니, 둘 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다. 허은아는 국민의힘, 류호정은 정의당 소속이다. 여성이고 초선의 비례대표 의원이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소속 정당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라는 점 또한 같다. 

최근 두 사람은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류호정은 전(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금태섭 등이 추진하는 ‘새로운 선택’에, 허은아는 전(前)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이 주도하는 ‘개혁신당(가칭)’에 각기 합류하면서.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새로운 진보의 가치를 찾겠다. 비겁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길이기에 간다. 양자택일의 협박 정치를 끝내겠다. 

초선의 패기가 철철 흐른다. 비장함도 얼핏 엿보인다. 과거의 오류를 닫고 새 미래를 열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안겨준다. 기대가 산처럼 크다. 안철수의 ‘새정치’에 속은 바 있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허의원은 엊그제 신당 합류와 함께 탈당을 선언했다. 국민의힘이 탈당계를 처리하면 그녀는 더 이상 국회의원이 아니다. 비례대표 의원이 소속 정당을 탈당하면 그 즉시 신분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의 온갖 특권과 특혜를 스스로 내려놓는다? 비록 몇 개월이지만 망설임이 없지 않았을 거다. 꽃길이 아니라는 그녀의 말에 아쉬움도 잔잔히 남아 있을 거라는 추측도 해본다. 

허은아는 순리와 상식을 선택했다. 비겁한 자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을 거라는 믿음으로. 일종의 용기다. 국민에게는 그렇게 전달된다.

국회의원 류호정은 그보다 한 달 전에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탈당은 하지 않았다. 정의당에 남아 다른 사람의 신당 합류를 설득하겠다는 명분이다. 

덕분에 류호정은 아직까지 국회의원이다. 면책과 불체포 특권, 보좌 직원 9명, 본인을 포함해 한 해 인건비 6억여 원, 45평 사무실, 비행기 비즈니스석, 출국 시 귀빈실 이용, 차량 유지비·유류비·교통비 지원 등 어마무시한 특권과 특혜 포기할 수 없었던 걸까? 

소속 정당인 정의당은 류호정의 행태에 속이 썩는다. 제명도 할 수 없고 이게 뭔 일이래? 비례대표 의원을 제명하면 국회의원 신분은 유지되면서 소속 정당의 의원 수가 줄어드는 게 법이다. 류호정이 몹시 원하는 바일 것이다. 

류호정은 92년생이다. 서른, 아니 한 해가 갔으니 서른하나? 참 젊은 나이다. 부러울 정도로 젊은 나이다. 원피스 등원, 타투 논란 등으로 관종이다 트러블메이커다 비난이 있었지만 쉰내 나는 정치권에 새 기운을 불어넣는다는 옹호도 적지 않았다. 꼰대 정치를 치워줄 거라는 기대도 많았다. 근데 이건 뭐지? 님 쫌 거시기 하네요.

이거 어디서 나는 구린네여? 겉절이가 쉬기도 하네. 아쉽고 안타깝다. 

허은아와 류호정, 두 사람의 행태가 ‘새로운 선택’과 ‘개혁신당’의 미래 부침(浮沈)을 오롯이 결정하지는 않을 거다. 그렇다고 무시할 일도 아니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식(式)의 판단, 왕왕 일어나기에. 

‘새로운 선택’을 추진하는 금태섭과 그의 동지들은 류호정의 이런 행동을 과연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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