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범호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고 법무부를 떠나는 한동훈 장관이 21일 "상식있는 동료시민과 함께 미래를 위한 길을 만들고 같이 가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지해주시는 의견 못지 않게 비판해주시는 다양한 의견도 경청하고 존중하면서 끝까지 계속 가보겠다. 용기와 헌신으로 해내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 장관은 "비상한 현실 앞에서 막연한 자신감보다 동료 시민과 나라를 위해 잘 해야만 하겠다는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이면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았어도, 스트라이크인지 아웃인지 애매해도 후회없이 휘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국민의 상식과 국민의 생각이라는 나침반을 갖고 앞장서려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공공선 추구라는 큰 의미에서의 정치는 벌써 20년째 하고 있다"며 "그 마음 그대로 현실 정치에 들어가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내 여러 목소리를 어떻게 통합할지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이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수록 강해진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잘 듣고 결과적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겨야 할 때 이기는 정당으로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건강한 당정 관계를 묻는 말에는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정부든 모두 국민을 위해 일하고 협력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국민의힘은 비록 소수당이지만 대선에 승리해 행정을 담당하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정책은 곧 실천이지만 민주당이 하는 정책은 약속일 뿐이고 그것은 큰 차이"라며 "그 시너지를 잘 이해하고 활용해 국민들께 필요한 정책을 실천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비대위 위원 인선과 관련해서는 "국민을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을 모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청 설립 주요 정책 과제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에 대해 "제가 여당의 비대위원장이 되면 공공선을 위해 사심 없이 추진했던 정책들을 국회에서 더 잘 추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에서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직행하는 데 대한 우려와 비판에 대해서는 "10년새 대한민국에 초유의 일이 많이 있었다"며 "그때그때 직분을 벗어난 적은 없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한 장관은 "어렸을 때부터 저는 뭐가 되고 싶었던 적이 없고 지금도 그렇다"며 "다만 저는 하고 싶은 게 많다. 이 나라를 좀 더 좋게 만들고 싶고 국민들을 좀 더 잘 살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제가 한 일 중 잘못되거나 부족한 부분은 그건 저의 의지와 책임감이 부족하거나 타협해서가 아니라 저의 능력이 부족해서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사 일을 마치면서도 같은 말을 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앞으로 제가 뭘 하든, 그 일을 마칠 때, 제가 똑같이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 장관은 이날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로부터 비대위원장 제의를 받아 수락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면직안을 재가했다.

지난해 5월 17일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지 1년 7개월여 만이다.

한 장관은 오는 26일 국민의힘 전국위 의결을 거쳐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후임 장관이 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때까지 이노공 차관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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