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광 기자] 지난해 15~44세 청소년과 청장년층 사망자 2명 중 1명은 사고나 자살 등으로 인한 '손상'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은 23일 그동안 국가기관이 발표한 통계에서 손상 관련 내용을 모은 '손상 발생 현황 2023'을 발간했다.

손상은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 사고의 결과로 신체 및 정신건강에 해로운 결과가 발생하는데, 대부분의 손상은 예방할 수 있어 위험요인과 취약대상을 발굴하고 이에 맞는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1년 간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손상을 경험한 사람은 2021년 296만 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질병청의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23개 병원 참여) 결과 지난해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환자는 19만3천384명으로, 2019년(27만7천372명)보다 30.3% 줄었다.

중증외상환자는 2015년 6천250명에서 꾸준히 증가하다 2020년 8천435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코로나19 유행 후 외부 활동이 감소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 10만명당 손상에 의한 사망자 수(사망률)는 52.1명으로, 전체 사망자 727.6명 중 7.2%를 차지했다. 전년도 손상 사망자(8.2%)와 비교하면 사망 역시 감소했다. 

암(22.4%)이나 심장질환(9.0%)보다 낮고, 폐렴(7.2%)과 같은 수준이다.

다만 15~44세 연령대만 볼 때 손상은 1위 사망원인이었다. 15~24세는 67.9%, 25~34세는 61.0%나 됐고, 35~44세도 35.9%였다.

손상이 젊은층의 조기 사망 원인으로 작용해 사회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인구 10만명당 손상 사망자 수(52.1명)의 절반 가까이인 25.2명은 '고의적 자해(자살)'가 원인이었다.

운수(교통)사고(6.8명)와 추락·낙상(5.3명)보다 사망자가 많았다.

입원 환자를 기준으로 보면 손상 환자 중 추락·낙상 환자의 비중이 가장 컸다.

인구 10만명당 손상 입원환자 수가 1천848명인데, 47.2%인 774명이 추락·낙상에 의한 것이었다. 운수사고(382명), 부딪힘(178명)이 그다음이었다.

전체 손상환자 중 추락·낙상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2021년 기준)을 보면 75세 이상 71.0%, 65-74세 54.2%, 55-64세 45.4%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컸다.

낙상 환자의 45.1%는 집에서, 25.0%는 길·간선도로, 9.5%는 상업시설에서 사고를 당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대부분 집이 사고 발생 장소였다.

이를 위해 질병청은 노인의 낙상 예방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 동영상과 가정 내 낙상 예방 체크리스트를 개발해 전국에 보급할 예정이다. 

책자는 국가손상정보포털에서 PDF 파일과 엑셀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손상으로 인한 젊은 연령층의 사망과 장애 증가는 사회경제적으로 큰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대부분의 손상은 예방할 수 있으므로, 위험요인과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이에 맞는 예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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