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지난 8월 반도체 생산 회복에 힘입어 광공업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생산 감소 업종 수는 올해 들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8월 72개 광공업 업종 중 생산이 전달보다 줄어든 업종은 45개로 전달보다 1개 업종 늘었다.

반대로 생산이 증가한 업종은 1개 업종 줄어든 26개였다. 생산 수준이 전달과 비슷한 보합 업종은 1개였다.

생산 감소 업종이 늘어나면서 생산 증가·감소업종 수의 비율을 뜻하는 생산확산지수는 전달보다 1.4포인트(p) 하락한 36.8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15.3) 이후 가장 낮다.

생산확산지수가 50을 넘으면 생산이 늘어난 업종이, 50 미만이면 감소한 업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생산확산지수는 올해 3월 66.0까지 반등했지만, 8월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다. 

반도체 생산 회복으로 광공업 생산이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5.5%)으로 반등한 8월에도 생산확산지수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부가가치가 큰 반도체 생산이 늘면서 광공업 생산 지수는 개선됐지만, 산업 전체적으로 생산 감소 업종 수는 더 늘어난 결과다.

[표] 최근 1년 간 생산확산지수 추이 [자료 :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표] 최근 1년 간 생산확산지수 추이 [자료 :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생산확산지수는 매달 통계청이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 생산지수와 달리 부가가치로 산출한 산업별 가중치를 반영하지 않는다. 생산의 증감 폭도 반영되지 않고 증감 방향만 나타내기 때문에 업종 전반의 체감경기를 파악하는 보조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광공업 생산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생산확산지수가 하락한 것은 반도체 등 부가가치가 큰 업종 중심으로 생산이 늘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반도체 생산 회복세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면 수출·생산 지표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반도체가 끌어 올린 거시 지표만큼 전 산업에 온기가 돌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5월 발표한 '최근 반도체 경기 흐름과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의 취업 유발 계수는 2.1로 전체 제조업(6.2)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반도체 수요로 다른 산업에 유발되는 부가가치는 0.09로 자동차(0.49), 선박(0.45) 등에 비해 크게 낮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 생산이 개선된 것은 맞지만 회복세라고 보기는 어렵고 다른 업종은 여전히 좋지 않다"라며 "경기 회복세가 체감되려면 산업 전체적으로 생산이 증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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