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7일 오전 2023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열리는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ㄴ뉴스]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2023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열리는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ㄴ뉴스]

[오인광 기자]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치르는 2026학년도 대학 입학전형부터 학교 폭력(학폭)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 결과가 수시와 정시 모두 반영된다.

학폭 조치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해 자퇴하는 우회로를 차단하기 위해 검정고시생에게도 각 대학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제출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대학입학전형위원회의 최종심의·의결을 거쳐 '2026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기본사항'을 30일 확정·발표했다.

대입전형 기본사항에는 지난 4월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 대책'에 따라 학폭 조치 사항을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논술, 실기·실적 위주 전형에 필수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반영 방법은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교육부와 대교협이 이날 함께 배포한 '학폭 조치 사항 대입 반영 관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각 대학은 전형 특성을 고려해 학생부에 학폭 관련 기재 사항이 있는 경우 전형 지원 자격을 아예 제한할 수도 있다.

학폭 조치 사항 유형별로 감점을 차등 적용할 수도 있다. 학폭 조치는 1호(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 사과)부터 9호(퇴학)까지 다양한데, 경미한 조치에 대해서는 감점하지 않되 중대한 조치에 대해서는 감점 폭을 차등해서 부여하거나 서류평가에서 등급을 강등시키는 방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정시 전형의 경우 현재와 같이 수능 점수 100%를 반영하더라도 학폭 조치가 기재된 학생에 대해서는 수능 성적에서 일정 점수를 깎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줄 수 있게 된다.

각 대학은 서류평가에 포함된 공동체 역량, 도덕성 등 정성평가 영역을 통해 학폭 조치 사항을 반영할 수도 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검정고시생에 대해서도 학폭 조치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각 대학이 고등학교 학생부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수험생이 대입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자퇴를 하는 등 제도를 악용할 여지가 있어서다.

학생부 마감일 이후 발생한 학폭 사안을 반영할지 여부는 대학의 재량이다. 다만 사안이 중대하거나 대입 반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대학별 입학전형 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판단할 수 있다고 교육부와 대교협은 설명했다.

소송 제기나 집행 정지 처분이 진행 중이더라도 학폭 조치사항은 조치 결정 통보 즉시 기재되기 때문에 학생부를 통해 대입에 반영된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또 소송으로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이 대입전형 종료 후 뒤바뀌더라도 대입전형 결과에 반드시 소급 적용할 필요는 없다고도 안내했다.

이외에도 대교협은 2026학년도 대입에서 모집 시기별 전형 기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추가모집 시작일에 발표되던 추가모집 인원 등 주요 사항을 정시 미등록 충원 마감일인 2026년 2월 13일 오후 6시부터 공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각 대학은 이번 기본사항을 반영한 2026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내년 4월 말까지 해당 대학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표해야 한다.

2026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대교협 홈페이지, 대입 정보 포털 사이트에 게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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