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주재한 재외국민대책본부 회의 모습 [외교부 제공]
박진 외교부 장관이 주재한 재외국민대책본부 회의 모습 [외교부 제공]

[홍범호 기자] 서아프리카 기니만 인근 해상에서 해적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인 승선 선박이 3일 오전 코트디부아르에 무사히 도착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 남방 200해리(약 370㎞)에서 해적에 억류됐던 마셜제도 국적의 4천t급 유류운반선 B-오션호가 해적에 억류된 지 9일만에 선사 측이 구한 예인선에 이끌려 이날 새벽 코트디부아르 아비장항에 도착했다.

B-오션호는 지난달 24일 오전 7시경 연락이 두절된 후 코트디부아르 남방 90 해리(약 166㎞) 쪽으로 끌려갔으며 해적이 선박에서 모두 내린 뒤 다음날 오전 11시 55분께 다시 연락이 닿았다.

해적들은 선박에서 약 30억원 상당의 석유 3천t을 탈취했으며 선박 내 통신, 운항 시설도 파괴했다.

이 선박에는 한국인 선장·기관장 외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17명 등 총 19명이 탑승해 있었고, 모두 안전한 상황이다.

B-오션호에는 무장 인원 2명이 있었지만 해적에 제압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B-오션호와 선사 간 연락이 재개된 후 근처에 있던 이탈리아 해군은 지난달 26일 선박에 접근해 선원들 안전을 확인하고 예인선이 올 때까지 주변을 호위하는 등 B-오션호가 아비장항에 무사히 입항할 때까지 에스코트도 했다.

B-오션호의 모습 [외교부 제공]
B-오션호의 모습 [외교부 제공]

외교부는 해당 선박의 납치 의심 사건 접수 직후 박진 외교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재외국민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재외국민 보호 경보 단계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해양수산부,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 국방부 등과 함께 24시간 대응 체재에도 돌입했었다.

주코트디부아르·가나·나이지리아 한국대사관과 주나이지리아 라고스 분관에 현장 대응반이 구성됐고 이곳에서 주재국 해군과 접촉해 정보 수집 및 수색 협조를 요청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했다.

B-오션호의 안전이 확인된 후 박 장관은 이탈리아, 가나,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에 감사 서한을 보냈다.

정부는 앞으로 우리 선박의 피랍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이르면 내년 초 가나,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공관장 회의를 열고 인근 재외 공관에 수산업계 안전 간담회 실시 지침을 내릴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앞으로 해양수산부와 함께 우리 국적 선박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이 승선한 선박에 대해서도 안전을 담보할 방법에 대해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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