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위층에 대한 연예계의 성상납 의혹만 남기고 지난해 자살한 故 장자연 사건이 친필편지 내용의 진위논란으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이 사건을 지난 6일 처음 보도한 SBS는 11일에도 장 씨의 친필편지 원본은 자필로 씌어진 것이 맞는다는 소견이 나온 전문가의 문서감정서를 제시하는 등 반박보도에 나섰다.

SBS는 또 “경찰이 장 씨 지인에게 압수한 편지봉투 사본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국과수 필적감정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조작의혹부터 제기하는 것은 이르다”고 보도했다.

우선 경찰은 장 씨의 지인인 전 모 씨에서 압수한 물품 중 하나인 편지봉투 사본은 A4용지 3장에 우체국 소인일부가 오려진 채 복사돼있는 것이 조작의 흔적이라고 설명했는데, 구멍이 난 봉투를 다시 복사한 사본엔 우체국 지역명이나 고유번호가 없이 날짜만 남은 상태였다.

이를 근거로 경찰은 편지의 발신지를 속이려는 의도적 조작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SBS는 전 씨가 편지의 발신인을 보호하려고 일부러 오려냈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장 씨의 친필편지 원본으로 알려진 문건들은 법원에서 문서감정을 의뢰하는 공인 전문가에 감정을 맡겨 장 씨와 동일인의 필적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던 만큼, 필적의 진위공방에 앞서 조작의혹을 제기한 경찰과 SBS간 미묘한 갈등관계가 형성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관련, 이 문건은 감정했던 국제법과학감정연구소 이희일 소장은 “동일문자로 나타나는 자음과 모음에서 쓰는 방법과 형태에서 유사하게 나타나 동일인의 필적으로 보여진다”고 언급했고 SBS도 교도소에 수감돼있던 전 씨가 신문에 보도된 장 씨 유서 사진만 보고 23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편지에 글씨를 완벽하게 흉내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현오 경찰청장은 국과수의 필적감정 결과 장 씨의 원본편지로 알려진 문건에 씌어진 글이 친필로 확인될 경우 이번 사건에 대해 전면 재수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공언키도 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경찰이 필적감정 결과가 나오기도 전 조작의혹을 흘리는 등 수사의지가 없다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데 역시 SBS도 “편지봉투에서 소인의 일부를 잘라냈다는 것만으로 편지전체가 위조됐다고 단정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SBS는 이어 “경찰이 국과수 필적감정 결과가 나오기 전에 예단하는 것 자체가 ‘철저한 수사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SBS는 “3년에 걸친 장 씨의 편지사연을 지어내 썼다고 추정하기 어렵다”라며 “편지 곳곳엔 소속 기획사가 다른 분야 사업으로 진출키 위해 구체적으로 추진했던 사항들 또는 접대장소나 행태처럼 장 씨 본인이 아니라면 알 수가 없는 내용들이 포함돼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전 씨가 다른 수감자를 통해 편지를 받는 등 연예인인 장자연 씨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애쓴 흔적도 편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해, 수사결과의 귀추가 주목된다.
 
송현섭 기자 21cshs@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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