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가 지난 1일 3부 코너 ‘MB님과 함께하는 대충 노래교실’에서 김재철 전 MBC 사장을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내용을 노래와 함께 내보내 오랜만에 노영방송국다운 모습을 과시했다. 
 
노래로 정치ㆍ사회 문제를 풍자하는 코너인 'MB님과 함께하는 대충 노래교실'은 최양락이 사회를 보고 개그맨 배칠수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성대모사하며 노래를 선곡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방송에서 최씨와 배씨는 김 전 사장이 MBC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을 방송으로 비꼬았다. 배씨는 먼저 선곡을 '사장이 나갔어요'라고 소개했지만, 실제 방송된 노래는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였다. 김 전 사장이 물러난 건 환희와도 같다는 뜻으로 비꼰 것. 최씨가 “이건 ‘환희의 송가’잖아요”라고 말하자 배씨는 “어울리잖아. 부제는 ‘월급이 올랐어요 동료들이 복귀했어요’"라고 맞받았다. 
 
이어 배씨는 이 전 대통령을 흉내 내면서 “그래도 난 슬프지. 같이 일하던 동료인데. 죽어도 못 보내. 내가 널 어떻게 보내"라고 했다. 배경음악으로는 2AM의 노래 ‘죽어도 못 보내’가 나왔다. 최씨가 “그래서 보내지 않고 잡으셨나요?"라고 묻자 배씨는 “아니 잡으려고 했는데 이미 퇴직금 정산까지 마쳐서”라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절차에 따라 정당한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배씨가 두 번째로 선곡한 노래는 손세의 ‘김사장님'이다. 노래의 가사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김 사장님. 평범하게 살아왔던 김 사장님. 첫사랑에 실패했던 김 사장님”이었다. 배씨는 '김 사장님' 노래를 도중에 끊으며 “이 노래는 길게 못 들어. 구조적으로 짧게"라고 말해 이 노래가 김 전 사장을 노골적으로 겨냥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전 사장의 법인카드문제도 여지없이 나왔다. 배씨는 “‘김사장님' 노래가 흥겹지? 흥겨우면 춤 한번 춰봐. 집 사줄게"라고 말하자 최씨는 ”(집을 사도) 제가 사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배씨는 “뭘로? 법인카드로?"라고 했다. 
 
김 전 사장이 2010년 취임한 뒤 법인카드 7억여 원을 업무용으로 사용한 사실이 경찰조사를 통해 모두 밝혀졌음에도 이들은 거침없이 노조의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왜곡해 방송한 것이다. 공영방송을 통해 의도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셈인 것.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의 담당PD는 방송 후 라디오 편성기획부로 발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캡쳐.   

한편 노조편향 언론들은 담당PD가 교체되자 즉시 <최양락·배칠수, 김재철 풍자 방송‘파장'> <최양락·배칠수, MBC에서 ‘김재철 퇴진 풍자쇼’ 했다> <김재철 전 사장 풍자했다고 담당 PD 교체?> 등 하나 같이 노조를 일방적으로 편드는 기사를 쏟아냈다. 누가 봐도 언론의 공정한 보도라고는 볼 수 없는 낯 뜨거운 수준이었던 것.
 
한 네티즌은 “이런 건 풍자가 아니고 마녀사냥이라고 하는 거다. 풍자란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 사실을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할 때 하는 말”이라며 “자기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불확실한 사실을 과대 포장하여 인격적 공격을 한 것이다. MBC직원들은 조직이기주의자들”이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사표내기 전에 했어야지. 그때 못했으면 끝까지 하지를 말고. 이미 사표 낸 뒤 하는 건 썩은 고기 물어뜯는 하이에나 같잖아!”라며 “다음부터 이런 비겁한 짓 하지마! 양락씨 칠수씨”라고 힐난하는 등 비판적 의견이 많이 보였다.
 
자유언론인협회 김승근 미디어위원장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방송사의 전직 사장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비열한 행위를 한 셈”이라며 “모든 것이 법적으로 다 마무리가 되었을 때 풍자를 한 것도 아니고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사안까지 들먹이며 비난한 것을 보면 노조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PD에 대한 징계는 당연하다”며 “법인카드 문제에 대한 노조의 의혹제기는 경찰조사에서 무혐의가 나왔는데도 마치 여전히 노조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선동하고, 또 아파트 구입 운운하며 사실상 정명자씨를 적시해 허위사실을 공영방송사 라디오 전파를 통해 의도적으로 내보내게 한 것은 중대한 범죄행각으로 까지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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