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박찬권 기자]연일 군사도발로 위협하던 북한이 ‘대화’를 언급하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대화제의를 수용할 뜻이 있다고 밝히고 미국과도 대화를 할 의향이 있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비핵화’가 아닌 핵을 전제로 한 회담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면서 여전히 북한문제는 시간을 갖고 해결해야할 국제적인 골칫거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미국의 대조선(북한) 적대시정책은 종식되어야 한다'는 글에서 "최근 미국은 우리와의 '대화'를 입에 올리면서도 그 전제조건으로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떠들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와 미국 사이에 군축을 위한 회담은 있어도 비핵화와 관련된 회담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또 "더욱 노골화되는 미국의 핵위협 책동으로 정전협정이 백지화된 상태에 있는 조선반도에서 우발적 요소에 의해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높다"며 "실태가 이러함에도 우리에게 비핵화를 조건으로 대화를 하자고 하는 것은 미국이 우리를 핵무장 해제시킨 다음 군사적으로 우리를 제압하자는 속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입장은 명백하다"며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되기 전에는 조선반도 비핵화에 대해 애당초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이날 보도에서 북한이 중국과의 대화를 수용할 뜻을 피력함에 따라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또는 그 상급 인사가 향후 북한을 방문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대북 소식통을 인용, 미사일 발사태세를 보이는 북한이 중국과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이달 중순 표명했으며, 이에 따라 한국·미국·일본 당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고 밝했다.

 

북한은 19일 현재 여전히 무수단 미사일 등을 동해안에 배치한 상태이지만 일부 부대는 전선에서 철수를 시작했으며, 오는 25일 인민군 창건일에 맞춘 군사행동 징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아사히는 보도했다.

 

당초 북한은 지난 2월12일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뒤 중국 측의 방북 협의 제안 등 대화제의를 거부했지만 최근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한 것을 계기로 대화에 나서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달 말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독수리 연습'이 끝나면 대화의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아사히는 전망했다.

 

우다웨이 대표는 다음주 중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북한의 이 같은 기류를 미국 측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우다웨이 대표가 미국을 다녀온 뒤 방북한다면 북·미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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