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가 지난 8일 방송에서 보도와 상관없는 문재인 전 대선후보의 사진을 잘못 사용한 데 대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뉴스데스크는 지난 8일 1000억원대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던 사학 설립자가 보석으로 풀려나는 사건을 다루며 문재인 의원의 사진을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뉴스데스크'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리포트는 여수MBC에서 제작해 서울로 송출한 것으로 해당 컴퓨터 그래픽은 여수 MBC 영상제작팀 CG담당 여직원이 제작했다"며 "여직원은 보석으로 풀려난 서남대 설립자 등의 실루엣을 만들면서 석방된 사람이 3명임을 보여주기 위해 평소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해왔던 인물 사진 파일에서 화면에 보이는 대로 임의로 3명을 선택해서 사용했으며 음영처리는 넥타이 위쪽으로 완벽하게 모두 처리한 것으로 생각했다. 이 3명의 사진중에 문재인 의원의 사진이 포함됐다"고 경위를 밝혔다.
 
이어 "이번 보도건으로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님께 누를 끼친 점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적으로 사과의 말을 전했다. 
 
한편 일부 언론은 이를 보도하면서 여수MBC가 제작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로 빚어진 이번 해프닝에 대해 MBC의 음모로 몰아가는 듯한 기사를 내고 있어 또 다시 의도적인 MBC 때리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야권 성향의 뷰스앤뉴스는 기사를 통해 “문제의 그래픽은 문 전 후보의 얼굴 부분을 그림자를 넣어 희미하게 실루엣 처리했으나, 관련 그래픽을 확대해보면 분명한 문 전 후보였다”면서 “반면에 다른 2명은 시커멓게 처리해, 의도적으로 문 전 후보를 노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낳고 있다”고 추측성 논평까지 더했다.
 
이어 “뉴스를 본 시청자들은 곧바로 이같은 사실을 알아챘으며, 트위터 등 SNS 상에서는 문제의 화면 캡처 사진과 문 전 후보 사진을 확대한 사진이 함께 유포되면서 MBC를 질타하는 비난의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매체는 여수MBC에서 제작한 리포트였다는 점, 담당 직원의 실수인 점 등은 전혀 언급하지 않아, 네티즌들로 하여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의 온갖 악성 인신공격 댓글을 유도했다.
 
국민일보의 인터넷뉴스인 쿠키뉴스는 한 술 더 떠 근거 없는 네티즌들의 음모론을 기사화해 비난여론 몰이에 나섰다. 
 
기사는 해당 뉴스를 전한 뒤 “여기에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문 의원의 얼굴을 쓴 자리 바로 뒤 얼굴 역시 민주통합당 김승남(고흥·보성) 의원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얼굴은 입 부분 정도만 검게 처리되지 않았지만 포털사이트 등에서 볼 수 있는 김 의원의 프로필 사진과 상당히 흡사하다”면서 “공교롭게도 실수가 되거나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대상이 모두 민주통합당 인사며 실수가 벌어진 해당 뉴스들은 부정적 내용의 보도였다”고 덧붙였다.
 
마치 MBC가 실수를 가장해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냐는 뉘앙스마저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다.
 
자유언론인협회 김승근 미디어위원장은 “MBC가 노조 파업기간과 그 이후 잦은 방송실수가 나오고 있는 점이 무엇 때문인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경영진에 적대적인 직원들의 실수를 가장한 고의성은 없는지, 직원들의 업무태도가 느슨해진 것은 아닌지 이 시점에서 대대적으로 점검해봐야 할 것”이라며 “이번 일만 보면, 서울 본사 담당직원이 제대로 체크하지 못하고 넘어간 실수가 분명 있지만, 이 CG를 만든 여수MBC 직원의 문제는 커 보인다. 이 직원이 무슨 이유로 일반인도 아닌 문재인 후보 사진을 넣었는지 파악해서 그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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