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7일 ‘국내 도매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 종업원 5명 이하의 영세 도매기업이 17만여 개이며, 이 같은 상황이 지금껏 물가안정의 걸림돌로 자리 잡아 왔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의 내용은 최근 국내 물가가 4% 이상 뜀박질 한 데 따른 구조적인 원인 중 하나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는 있지만, 도매 구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현재, 국내 21만7,507개 도매사업자의 80.3%(17만4,658개)가 종업원이 5명을 넘지 못하는 영세 기업인데, 이는 미국 44.2%, 일본 46.0%에 비해 약 2배 많은 비율이다. 반면, 종업원이 20명을 넘는 기업은 2.2%로, 미국 32.1%, 일본 10.1%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로 조사됐다.

생산성도 상당히 낮다. 도매업의 노동생산성지수는 2005년을 100으로 했을 경우 2006년 102.6에서 2009년 93.5로 낮아졌다. 이는 제조업(124.4)보다도 낮은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배추파동의 주요 원인은 이상기후지만, 수급조절과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도매기능의 취약성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영세하고 다단계적인 도매상을 방치할 경우 향후 영세 소매유통의 경쟁력 저하는 물론, 물가 안정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내 유통시장 개방이후 소매업이 빠르게 성장한 반면 도매업은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며, 다단계적이고 비효율적인 도매업을 조직화, 대형화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대형 도매업체를 육성해 유통비용을 감소시키면 영세 소매상들의 가격경쟁력을 확보 해 줄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영세 도매업체의 조직화, 대형 도매기업 육성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영세 소매상들이 값싸게 상품을 공급받을 수 있어 물가안정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정책적 관심을 호소했다.

뉴스파인더 박필선 기자 pspark@newsfin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