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다가오는 4·27 재보선에서 텃밭인 전남 순천을 다른 야당에 양보하기로 해놓고도 당내 반발이 커지면서 자중지란에 빠졌다.

 

급기야 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박주선 최고위원이 이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손 대표는 “지난 주말 광주에 가서 더 큰 승리, 더 큰 민주당, 더 큰 희망을 만들기 위해 아픔을 무릅쓰고 희생과 양보를 할 것이라고 호남 국민들에게 말씀드렸다”며 “대통합의 희망이 열릴 수 있다면 민주진보진영의 맏형인 민주당이 아픔을 감내하자는 마음”이라고 ‘순천 무공천’의 의미를 밝혔다.

 

손 대표는 “분열과 패배로 국민이 아파서는 안 된다”며 “당장 눈앞의 승리보다 정권교체라는 진정한 호남의 꿈과 민주정부 수립이라는 진정한 5·18 정신의 승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야권연대연합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인영 최고위원도 “2012년 총선과 대선의 승리를 위해서는 눈앞의 승리에 연연하지 않고 때로는 소중한 승리조차 대의 앞에 내려놓는 민주당의 결단이 필요한 시간이 됐다”며 “대단결의 길 앞에서 아브라함이 자신의 아들인 이삭조차 내놓고 번죄하고자 했던 그 순결한 심정으로 민주진보대통합의 길을 가는 통 큰 결단을 해야 한다”고 손 대표를 거들었다.

 

하지만 박주선 최고위원은 “원칙과 기준에 따른 통 큰 양보는 백번, 천번 가능하지만 선거연합이나 연대 협상은 자선사업가가 기부행위 하는 방식으로 해선 안 된다”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박 최고위원은 “손 대표와 이인영 최고위원의 취지에 동감한다”면서도 “‘속 좁은 이야기를 한다’고 비판받을 수도 있고, ‘기득권에 집착하고 호남권을 대변하는 사람’으로만 치부될 수도 있지만,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연대와 연합도 있는 만큼 원칙과 기준에 맞는 연대, 연합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해을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국민참여당과 순천 지역 양보를 요구하는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들을 겨냥, “선거승리를 위한 연대와 연합이라는 미명 아래 영업이나 장사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최고위원은 또 “자꾸만 ‘기득권, 기득권’ 하는데 유권자는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주머니에 들어 있지 않다”면서 “순천과 다른 지역이 다른 원칙과 규칙에 의해 연대가 이뤄질 순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연합특위 위원인 김영춘 최고위원은 “박주선 최고위원의 말대로 원칙과 기준이 있는 연대를 해야 하지만, 순천은 민주당 후보들의 경쟁력이 워낙 압도적인만큼 다른 야권 후보들과 동일선상에서의 경쟁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재반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순천을 양보한다면 국민들로부터 통 큰 희생이고 결단이라고 인정받을 것”이라며 “호남의 깨어있는 시민들도 적극 지지하고 있는 만큼 호남 국회의원, 지역 당간부들이 가장 힘들겠지만 야권연대가 이뤄져 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고민이고 아픔이란 점을 이해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8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를 거친 뒤,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순천 무공천’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뉴스파인더 김봉철 기자 (bck0702@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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