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이 26일 채널A 뉴스에 출연해 ‘2012 말말말’ 코너를 통해 대선 기간 중 각 후보들의 화제의 어록과 명장면들을 꼽으며 지난 대선을 되짚어 봤다.

 

양 회장은 박근혜 당선인의 가장 인상 깊었던 말 중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던 발언을 꼽았다.
 
그는 “(박 당선인이) 추도식에서 ‘아버지를 놓아드렸으면 한다’는 말을 듣고 찡했다”며 “지금까지 야권에서는 과거의 역사를 들어 계속 공격했다. 이제 문민정부가 들어 선지도 20여년의 세월이 훌쩍 흐르는 과정에서 과거를 때리고 엎고, 탈색시켰는데, 한 사람에게 과거를 또 덮어씌우는 것을 보면서 오죽하면 이런 말을 했을까 하는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혁당, 정수장학회 문제 등 계속 때리는 걸 보면서, 그렇다면 대한민국이 이조시대 역사까지 다 꺼내야하는가 이런 부분에서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 채널A 뉴스 ‘2012 말말말’ 방송화면 캡쳐.
 
양 회장은 문재인 후보의 발언 중에는 “문 후보가 투표 전날 기자회견에서 ‘12월20일의 아침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나라’의 아름다운 첫 아침이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참 시적이고 로맨틱한 말”이라며 “문 후보가 처음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 저는 문 후보의 신사다움과 순수함, 이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느껴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 뒤 정치상황이 변화했지만 다만 왜 이런 분이, 또 안철수 전 후보 역시 순수한 분인데 왜 이 두 분이 서로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지 못했나 싶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은 이번 대선에서 가장 강렬한 말로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러 나왔다’ 등의 이정희 후보의 발언들을 꼽았다.
 
“대선 TV토론 출연한 이정희 후보는 민주당 대선 패배의 화염병 역할 했다”
 
양 회장은 “민주당 패인을 꼽자면 문 후보 자신보다도 친노라는 프레임과 함께 결정적으로 화염병을 던진 건 이정희 후보였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직에 대해 모욕했고, 형편없는 인격과 품격을 보여준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저속한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서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이정희 후보와 통진당의 모든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판단이 투표율이 오른 것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 회장은 정치권 올해의 명장면으로 ‘안철수 전 후보 사퇴’, ‘안철수 전 후보와 노란 목도리’, ‘1차 TV대선 토론’을 꼽았다.
 
먼저 안 전 후보의 사퇴에 대해선 “저 장면은 아름다운 단일화가 슬프고 분노의 단일화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며 “현실정치와 꿈과 이상의 정치가 충돌하면서 현실정치는 강하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장면으로, 새 정치의 콘셉트가 어디까지 기준이 돼야 하는 것인가,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준일까 하는 문제를 제기했다”고 평가했다.
 
또 대선 막판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게 노란 목도리를 걸어주던 장면에 대해선 “안철수 당시 후보는 절대로 노란 목도리를 한 적이 없다. 단일화 하고서도 다른 분들이 다 해도 안 후보는 하지 않았다”면서 “그만큼 노란색은 친노의 느낌, 친노의 상징적 칼라로 색깔을 내지 않던 안 후보가 자기가 노란 목도리를 하고 와서 문 후보에 목도리를 둘러주는 모습을 보면서 새 정치의 주역이 결국 헌정치, 구태정치인으로 전락하는 순간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 효과는 이미 다 끝났다는 판단이 들었고 이번 대선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던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양 회장은 1차 TV대선 토론에 대해 “그 장면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역사에 길이 남을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라며 “헌법을 지킬 수 있는 대한민국 대통령, 대통령 후보라면 애국심에서 나오는 품격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를 던져줬다”고 지적했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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