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국민대통합 이루자!?

 

제18代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한민국 진영의 '박근혜 후보'가 108만표 차이로 당선됐다. 朴 당선인은 우리나라 헌정사상 첫 여성대통령이 되는 동시에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이 되는 사상 첫 부녀 대통령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또한, 1,500만표 이상 득표해 최다 득표 신기록에다가 과반수 득표 대통령이기도 하다.

 

이번 대선은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사상 처음으로 우파와 좌파가 정면으로 맞붙은 건곤일척의 대회전이었다. 특히 선거 막판 안철수 후보가 잘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 文 후보와 함께 선거유세로 맹추격을 벌여 우열을 알 수 없는 초박빙의 혼전양상을 보이기까지 했다. 결국 국민은 신뢰와 약속, 그리고 안정 속의 개혁을 바라며 박근혜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제도화된 권력 경쟁과 유권자의 엄중한 선택이 과반수 대통령을 낳았다는 점에서 '박근혜 시대'는 정당하며 마땅히 축원받아야 한다.

 

하지만 朴 당선자는 승리의 기쁨을 누릴 시간도 없지 싶다. 향후 5년간 나라를 이끌고 갈 박근혜 당선자 앞에는 국내외적으로 난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사회는 지역, 계층 , 세대간 갈등과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이번 선거과정과 결과에서 드러났듯이 朴 당선자는 갈기갈기 찢긴 우리사회의 분열을 최우선으로 치유하지 않으면 안된다. 박근혜 당선자는 선거과정에서 '대통합', '100% 대한민국'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고, 대탕평인사를 약속했다. 朴 당선자는 인수위를 통한 조각에서부터 국민대통합과 대탕평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어제의 반대자를 내일의 동반자로 돌려세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朴 당선자의 진심어린 신념이 난관에 굴복하지 않고 지속된다면 인심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이는 실체적 통합을 견인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실체적 통합은 이념, 세대, 지역 간의 괴리를 성찰하고 반대자를 포용함으로써 이룰 수 있다. 급진개혁적인 좌파의 정책 중에서 부국강병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는 정책이라면 로열티를 지불하더라도 공유해야 한다. 

 

악질적인 종북(從北)반역자를 제외하고, 공개적으로 사죄하고 전향을 선언하는 者에 대해선 구제책이 필요하다. 좌파적 정책(안보ㆍ외교 제외)을 공유하고 공개전향한 종북세력에 대해선 용서하는 것이 바로 '시대 교체'다. 이러한 움직임은 박근혜 시대 국민대통합의 밑거름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박근혜 당선자는 무엇보다 2030세대 및 일부 40代와의 화학적 통합을 추구해야 한다. 이들 세대는 지금 90%에 달하는 50代 투표율로부터 전율과 자괴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5060세대는 산업화 혁명의 주인공이지만 2040세대는 민주화 시대에 태어났거나 자랐다. 산업화 보다 민주화에 더 익숙한 2040세대의 요구를 민주적으로 집성하고 과실을 합리적으로 배분할 필요가 있다. 

 

2040세대의 고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반값 등록금과 비정규직' 문제해결은 세대 통합의 첩경이다. 이 부분은 우파경제(시장주의)의 책임이 분명히 있는만큼, 좌파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2030세대 및 일부 40代가 균형적인 시각으로 사회이슈를 볼 수 있도록 도와야 옳다.

 

지역 통합은 박근혜 당선자만이 짊어질 수 있는 희대의 과제이다.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자는 TK의 수혜를 입었지만 호남 유권자의 90%는 박근혜와 집권당을 반대했다. 호남이 아무리 反박정희, 反박근혜라 하더라도 끈질기게 영ㆍ호남의 화해를 포기해선 안 된다. 오히려 박근혜 시대를 영ㆍ호남이 화해할 수 있는 적기로 변환시켜야 한다. 위대한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기에 영ㆍ호남 화해를 통한 통합은 극대화될 수도 있음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적재적소에 충족되는 호남 인사의 등용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朴 당선자는 광주에서 7%의 낮은 득표를 했지만 5ㆍ18 기념일에 직접 참석을 한다면 호남 전체의 마음을 뒤흔들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호남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진심어린 행보'임을 기필코 기억해야 한다. 朴 당선자가 먼저 진심으로 호남에 다가선다면 경상도ㆍ전라도의 이 지긋지긋하고도 백해무익한 지역감정은 분명히 개혁될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시대는 유권자의 회고적 투표(심판)가 아니라 전망적 투표를 통하여 개막됐다. 여론조사에서 60%의 유권자들은 정권 교체를 열망했지만, 결국 과거를 묻어두고 미래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선택한 그 미래가 바로  국민대통합을 위한 '시대 교체'다. '단호한 안보태세'의 바탕위에 품격 있으면서도 강단 있게 개혁과 대통합 그리고 화해와 상생 발전의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엘리자베스 1세가 당시 유럽의 이류 국가 영국을 일등 국가로 끌어올린 것도, 전쟁을 싫어하면서도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물리칠 수 있었던 것도, 그 원동력은 '여성적 리더십'에 있었다.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국민을 다 품어 안는 결속력과 언제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한 유비무환의 자세를 임기 내내 간직해야 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박근혜 시대는 국민대통합으로 부국강병 대한민국을 만들게 될 것이다.

 

2012년 12월 22일

칼럼니스트 차기식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