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 마지막 토론인 선관위 주최 3차 TV토론이 끝난 후 TV조선 뉴스쇼 판에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간에 있었던 토론대결에 대한 평가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방송에는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과 전원책 자유경제원장, 이봉규 정치평론가가 출연해 얘기를 나눴다.
 
출연한 패널들은 먼저 토론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에서 대체적으로 박 후보에 점수를 더 높게 줬다. 
 
전 원장은 “여야가 각자 유리한 쪽으로 말을 하고 있는데, 저는 일반여론조사보다 투표장에 갈사람 중심으로, 즉 적극 투표층 중심으로 본다. 그런 점에선 아직 간격이 있는 것으로 판단 한다”며 “특별한 변수가 없고 마지막 토론 자체가 서민중산층을 위한다는 양쪽 시각이 비슷하기 때문에 자기 진영을 강화하는 쪽으로 결집이 다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 회장은 “블랙박스 12일 전까지 나온 지지율 추세가 끝까지 갈 것”이라고 박 후보의 승리를 예측했고, 이 평론가는 “오늘 토론회에서 문 후보가 공세적으로 나온 건 아직 골든크로스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박 후보 조금 우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안철수 전 후보의 트위터 글과 광화문 유세현장 깜짝 등장에 관한 비판적 의견도 나왔다. 이 평론가는 “불과 몇 시간 전에 트위터에 ‘밤새 잠을 못 잤다’, ‘오늘 유세 일정 잡지 않겠다’ 등의 글을 올린지 불과 두 세시간만에 광화문 유세에 나선 건 정치를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이라며 “양쪽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라 해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나타나는 건 좀 아니다. 최소한 자기 말은 지켜야 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 TV조선 뉴스쇼 판 방송화면 캡쳐. 
 
양 회장도 안 전 후보가 트위터에 쓴 글을 인용 보도한 한겨레신문의 기사를 언급하며 “마치 성자와 같은 지적을 하는 데, (새 정치를 상징해온 안 전 후보가 몇 시간 뒤 문 후보 목에 목도리를 둘러주는 식의 기획적인 정치쇼) 이런 모습들이 구태정치에 함몰돼 있기 때문에 남은 기간 안철수 전 후보는 변수가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전원책 “역대 최악의 대선 된 덴 안철수 교수 이유도... 구태정치의 백화점식 나열 보여줘” 
 
전 원장 역시 “광화문에 나타난 것은 깜짝쇼다. 문 후보가 몰랐을 리가 없고, 아마도 사전에 제작팀이 미리 짰을 것”이라며 “미리 맨션을 날렸다는 것을 볼 때 놀라운 분이다. 그렇게 광화문 현장에 나타나 목도리 둘러주는 모습 연출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전 원장은 특히 “이번 대선이 사상 최악의 대선이라고 하는 이유는, 양쪽 후보 모두 선출과정에 문제가 있고, 야당 후보 선출이 너무 늦었다는 것, 또 마지막으로 안철수 교수 때문”이라며 “백일 전 느닷없이 정책도 없이 오락프로그램에서 얻은 대중인기 기반으로 대선에 뛰어들어 단일화 쇼를 시작했다. 이 과정이 안 교수가 말하는 새 정치와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자 그대로 구태정치의 백화점식 나열에 불과하다”며 “그러면서 자기 자신은 새정치를 올린다는 게 웃기는 일이다. 이미 양쪽 진영은 다 결집했고, 부동층이 안철수를 따라갈 것인가? 크지 않다. 안철수 폭발력 사라진지 오래됐고, 변수가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이정희 후보의 사퇴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계속됐다. 전 원장은 “종북논란에 휩싸인 세력인 만큼 대중으로부터 대중성을 회복하기 위해 출마를 강행했을 것이지만 처음부터 당선목표를 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이 후보가 사퇴했다고 문 후보에 그 지지표가 가지는 않을 것이다. 간다고 해도 당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문 후보에 불리할 것도 없지만 큰 영향도 없는 수준으로 문 후보측으로선 멀리하기도 가까이하기도 어려운 딜레마”라고 했다. 
 
이 평론가는 “조금의 플러스 효과는 될 것”이라고 했고, 양 회장은 “문 후보는 지난 토론에선 존재감을 잃었는데 이번엔 상당히 공세적으로 했다”며 “이정희 후보는 사퇴하면서 민주진보개혁세력에 표를 달라는 워딩을 했다. 이 부분이 범우파 결집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상대적으로 문 후보에 마이너스 효과로 나타나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분석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영태 “文, 취조하듯 상당히 공세적, 朴, 썩 잘하진 않았지만 국가지도자 리더십 보여”
 
마지막 TV토론이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짚는 대목에서 양 회장은 “이번 토론 특징은 문 후보가 상당히 센 공세적 자세를 취한 반면 박 후보는 안정적이고 신중한 면을 보여주면서 자기 정책을 표출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문 후보가 취조하듯 박 후보를 다그치는 모습이 몇 번 보였는데, 마치 변호사란 직업적 추궁의 모습으로 비춰졌다”며 “박 후보가 대응을 썩 잘한 건 아니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서 국가지도자 리더십에서 어떤 점에 점수를 줘야할까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고 문 후보가 적절한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취지의 비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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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뉴스쇼 판 방송화면 캡쳐.  
 
전 원장은 “국민이 양쪽 진영으로 나뉘어 있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동조하는 심리가 있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많은 국민이 ‘왜 우리 후보가 말을 저렇게 밖에 못하나’라고 답답했을 것”이라며 “마키아벨리가 ‘자신보다 못한 사람에게 통치 받는 것만큼 더 화나는 일이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속터지는 국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원장은 문 후보가 복지예산 39조를 새로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 박 후보가 제대로 반론을 못했고, 문 후보는 재원마련이란 중요한 문제를 간단하게 자본소득세, 부자감세로 거두겠다는 말로만 비껴가 두 사람간의 진지한 토론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 평론가는 “평론가 토론이 아닌 국가 지도자를 뽑는다는 점에서 박 후보의 완승”이라며 “기술적 스킬면에선 졌는지 몰라도 지도자다운 면모 보여줬다. 나로호 발사 문제도 문 후보는 연기가 아닌 실패라고 하면서 국가지도자측면에서 부족했고, 박 후보는 심판론에 대해 반박하지 않아 지도자다운 모습 보였다. 특히 박 후보가 불통공주님 이미지보다 오늘 토론에선 귀여운 일반 아줌마 이미지로 실수를 엉뚱하지만 귀엽게 넘어가는 모습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전원책 “변수없으면 150만표 차 이상 결과나올 것” 양영태 “박 후보가 오차범위 이상 앞설 듯” 이봉규 “박 후보 신승 가능성, 막판 자해식 흑색선전 조심해야”
 
양측의 네가티브 공방에 대한 문제점도 짚었다. 전 원장은 먼저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사건에 대해 민주당측의 대응 문제를 자세히 지적하면서 “이번 선거가 왜 최악의 대선이라면, 이미지 이벤트 선거, 끝내는 도덕성 검증도 못하고 곧장 마타도어로 끝났다는 것”이라며 “이걸 하는 쪽은 뒤쫓는 쪽이다. 뭔가 한건 터트려 뒤집어야하니까 딱할 뿐”이라고 했고, 이 평론가는 “추격하는 입장에선 뒤집을 방법이 그것 밖에 없으니까 하는 것”이라며 “국정원 직원 문제에선 국가지도자라는 사람이 인권유린에 대한 한마디 말도 없이 박 후보에 ‘왜 편드나’고 흥분하는 건 국가지도자로서 자질이 상실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회장도 “적어도 국가원수를 뽑는 직전 유권자 마음에 급성 동요를 일으키는 마타도어는 없어야 한다”며 “후보 자신이 국정원 사건 인권 문제 제기했으면 그에 대해 잘못을 깨끗이 인정해야 하는데, 이걸 선거공학적 대상으로 삼는 건 문제다. 문 후보가 일련의 과정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말로 표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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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뉴스쇼 판 방송화면 캡쳐.  
 
이 평론가는 더 나아가 “차제에 마타도어로 대통령이 되는 잘못된 경우가 나오면 언론이 강하게 질타해 미국 닉슨대통령처럼 책임지게 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변수에 대해서도 짚었다. 전 원장은 “날씨가 변수가 될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하늘이 이 나라의 장래를 결정하는 게 아니냐”며 가볍게 말을 한 뒤 “테러나 남북관계 변수가 없는 한 적게는 150만표에서 많게는 200만표 차이로 결정이 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 회장은 “역사왜곡, 교육문제 등 전교조 문제는 국민 전체 문화를 바꿀 수 있는 사안으로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며 “이런 문제 제기가 하루 이틀 전에 되면서 박 후보가 오차범위 내보다 더 뛰어넘는 승리를 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 평론가는 “박 후보가 신승하리라 본다”며 “다만 흑색선전, 조작설이 또 나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 ‘당했다’ 식의 이런 자해행위, 연극 나올 가능성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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