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사람들의 책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두메산골에서 뙤약볕에 땀을 흘리며 김을 매는 농부, 도시의 비탈길을 마다않고 똥을 푸러 다니는 시청의 청소부 - 그들이 있어서 우리가 대학에까지 다닐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협잡꾼들이 정계에 나타나 이들 순박한 사람들을 속이고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경우가 인류의 역사에는 여러 번 있었습니다. 나는 요새 대한민국에 ‘김일성 숭배자들’이, 과거에는 비밀조직을 만들고 숨어서 활약하다가, 김대중·노무현 10년에 당당하게 표면에 나타나 특히 젊은이들의 생각을 흔들고 있다는 사실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기본적 가치로 미루어볼 때 말도 안 되는 ‘적화통일’의 꿈을 남한에서도 실현할 수 있다고 믿고 ‘무력’을 표기하고 ‘선거’로서 승리할 수 있다는 망상으로 뭉치게 하였으니 위험천만한 착상입니다. 그들은 그 망상 때문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뜁니다. 젊은 ‘낭만파’들도 이들에게 합류하니, 사회적 소란이 극에 달하였습니다.

 

이런 기막힌 현실을 직시한다면 어쩌면 오는 19일에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가 대한민국의 마지막 선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날마다 뜁니다. 조국이 망하는 것을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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