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뜨거운 ‘순환출자 금지’법안이 추진된다면 국내 기업들은 적대적 M&A에 무방비로 노출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8일 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세계 각국의 순환출자 현황을 살펴보고 순환출자금지의 문제점 등에 대해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순환출자 규제에 대한 경제학적 검토’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순환출자의 순효과와 금지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 등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가공자본은 주식회사가 다른 주식회사에 투자할 때 항상 발생하며, 착한 기업의 상징인 안철수 연구소에도 가공자본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또 “순환출자로 중소기업이 어려워진다는 건 침소봉대”라며 “재벌빵집이나 대형마트 등과 같은 프랜차이즈와 순환출자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1%로 99%를 지배하는 구글과 페이스북, 워렌버핏을 예로 들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음을 재강조 했다.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해 세계적 자동차 기업으로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며 인수를 성공함에 따라 외부투자자, 납품하는 중소기업, 근로자와 소비자 모두 이익을 봤다는 주장이다.

 

기업에게 투자를 안한다고 비난하면서 한편으로 투자 수단을 무력화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김이석 시장경제제도 연구소 부소장은 토론문을 통해 쌍용차나 웅진그룹처럼 순환출자로 인한 대규모 투자가 가져오는 실패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당한 사익추구 및 소유와 지배의 괴리는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순환출자 금지 정책에 대해서는 기존 계열사 중 상당수가 적대적 M&A에 노출되고 기업집단의 경쟁력이 약화를 가져올 것으로 봤다. 기업 경영권에 대한 위협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견해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도 “순환출자는 기업 공개촉진법, 정부의 소유분산 정책, 외환위기 등과 같은 배경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주주, 채권자 등 이해 당사자에게 중요한 것은 시장경쟁력이지 순환출자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고, 순환출자 구조 해소로 경영권을 잃게되면 진짜 두려운 건 우리 정부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순환출자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정치가들의 국민감정 선동이 문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가공자본은 회사가 다른 회사에 투자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이를 금지하는 것은 투자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다만 순환출자로 인한 자기주식 취득금지를 우회하는 경우에만 순환출자를 금지토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김종석 홍익대 교수(바른사회 공동대표)가 사회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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