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문수홍 기자] 미국 건국 이후 첫 흑인 대통령의 재선이냐, 최초 모르몬교도 대통령의 탄생이냐를 가를 `역사적 선택'의 결과가 이르면 6일(미국 동부시간) 밤늦게 나온다.

올해 초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시작으로 약 1년간의 장정을 펼친 미국 대통령선거는 이날 오전 0시(한국시간 6일 오후 2시) 뉴햄프셔주의 작은 산골마을 딕스빌 노치와 하츠 로케이션에서 첫 테이프를 끊은 데 이어 이날 오전 6~7시를 기해 미국 동부 전역에서 시작됐다.

딕스빌 노치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각 5표를, 하츠 로케이션에서는 오바마가 23표, 롬니가 9표를 얻었다.

투표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전 5시(한국시간 오후 7시) 버몬트주를 시작으로 6~7시 버지니아주, 코네티컷주, 뉴욕주, 메인주, 켄터키주 등에서도 일제히 개시됐다.

시차에 맞춰 중부와 서부에서도 차례로 미국민들이 주권을 행사하면서 오전 중 미국 전역이 투표의 열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투표 마감 시간은 주마다 달라 투표지 시간 기준으로 오후 7~8시다.

오후 7시 버지니아주를 비롯한 미국 동부 6개 주에서 가장 빨리 끝나고 48개 본토 주에서 오후 11시 모두 마감된다.

알래스카주에서는 7일 오전 1시(한국시간 오후 3시)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각 지역에서는 투표 종료와 동시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개표 드라마가 시작되고, 조기 투표용지도 이때 함께 개봉된다.

당선자 윤곽은 경합주가 몰려 있는 동부와 중서부 투표가 모두 마감되는 6일 오후 10시(한국시간 7일 정오) 이후가 돼야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ABC, CBS, NBC 등 주요 공중파 방송과 케이블 뉴스채널 CNN, 폭스뉴스 등은 특별 개표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투표율과 함께 경합주를 중심으로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플로리다주와 오하이오주 등 일부 경합주에서 재검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고 지난 2000년 '플로리다 사태'와 같이 법정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최악의 경우 당선자 확정이 상당기간 늦어질 수도 있다.

미국 대선에서는 후보가 얻은 총득표수와 상관없이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면 승리한다.

전날 밤늦게까지 격전지를 돌며 마지막까지 한 표를 호소했던 오바마와 롬니는 투표일에는 유권자들이 투표소에서 최종적으로 마음을 정할 수 있게 한 발짝 비켜섰다.

다만 롬니는 오전 클리블랜드와 피츠버그에서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하고 지지자들의 투표를 독려한다.

올해 선거는 역사상 가장 돈이 많이 든 행사로 기록됐으며 거의 20억 달러를 쓴 것으로 추정됐다.

오바마는 전날 중서부의 이른바 '방화벽(firewall)'을 사수하기 위해 오하이오주, 위스콘신주, 아이오와주를 돌았다.

선거일에 돌입하면서 이들 3개 주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가 약간 앞서는 가운데 롬니가 바짝 뒤쫓는 형국이다.

그가 이날 찾았던 3곳만 챙기면 그가 이길 것으로 예상되는 주와 합쳐 백악관을 4년 더 지키는 데 필요한 선거인단의 과반(270명 이상)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스콘신주 매디슨 유세에서 오바마는 롬니를 다시 한 번 '괜찮은 세일즈맨'으로 깎아내리며 "똑같은 낡고 나쁜 아이디어를 재포장해 좋은 것처럼 보이려 한다"고 비난했다.

롬니는 투표 전날 플로리다주, 버지니아주, 오하이오주, 뉴햄프셔주 4곳을 돌았다.

플로리다주에서 그는 "미국이 새로운 시작을 위해 딱 하루 남았다. 오바마는 의회에서 양당을 아우르지 못했기 때문에 재선될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롬니는 "그가 의회와 협력하지 못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보라. 국가 채무 상한선이 다시 올라가고 정부는 문을 닫고 국가 부도 사태가 올 수도 있다. 그건 경제가 얼어붙고 일자리가 생겨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 및 여론조사 전문 기관에 따르면 선거 직전 나온 조사 결과는 전국 지지도에서 오바마가 롬니를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는 방화벽으로 구축한 중서부의 3개 주를 포함해 네바다주에서 우세하고 뉴햄프셔주에서는 약간 앞서고 있다.

반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확실히 앞서고 플로리다에서도 조금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두 격전지인 버지니아주와 콜로라도주는 예측 불허 상태다.

롬니가 선거운동 막판에 펜실베이니아주에 그렇게 공을 들였던 이유다.

롬니는 이날 아침 오하이오주와 펜실베이니아주로 떠나기 전에 매사추세츠주 벨몬트에서 투표했다.

저녁때는 측근 및 지지자들과 함께 보스턴으로 돌아온다.

조기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자신도 이미 일찌감치 한 표를 행사한 오바마는 시카고 선거운동본부에서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한편 이날 대선과 함께 상원의원의 3분의 1인 33명과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선출하는 총선과 주지사 11명을 뽑는 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기관과 언론 매체들의 판세 분석에 따르면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고, 공화당은 하원을 다시 장악할 것으로 관측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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