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애가 탄다. 군 기강이 무너져 상사를 사살하고 병사들이 탈북을 하는가 하면 점령 대상인 한국은 초강대국 미국과 점점 더 친해진다. 그러더니 마침내 미사일로 북한 전역을 위협하는 상황까지 왔다. 북한이 연일 침을 튀기면서 한국을 비난하는 이유다.

 

한국의 미사일이 북한 어디라도 4~5분이면 타격할 수 있게 됐다. 한미 미사일지침이 개정된 결과다. 사거리 800km급 탄도미사일을 만들고 날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북한이 사거리 6700km급 미사일을 날리는 동안 우리는 그저 지켜만 봐야 했다. 우리가 만들 수 있는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300km, 탄두중량 500kg이내 라는 국제적 제약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국의 식민지라는 주장을 펼치는 반미론자들이 내놓는 이론 중 첫 번째가 바로 이같은 미사일 사거리 제한이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우리의 미사일 능력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들이다.

 

이번 지침으로 미사일 사거리는 800km, 북한 전역을 사거리에 두고 있다. 또 1,000kg 이상의 탄두중량의 미사일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무인항공기 탑재 중량도 세계 최고 수준인 글로벌호크급 이상이 2,500kg로 확대돼 무장능력도 구비할 수 있게 됨으로써, 충분한 정찰능력과 동시간 실시간 공격도 가능한 다목적 UAV개발도 가능하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기회를 잘 살렸다. 그동안 미국과 협력관계를 확실히 다져온 이명박 정부다. 이번 협상의 타결은 이 대통령과 오바마의 친분, 그리고 어느때보다 공고한 동맹관계가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풀이되고 있다. 만약 이번 기회를 놓쳤다면 우리는 다시 오랜 기간동안 끙끙대고 말았을 것이다.

 

물론 주변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북한은 연일 미사일 사거리 확대를 비난해댔다.

 

심지어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차기 미사일을 선 보이겠다며 으름장을 놨고, 미국은 미사일 자랑 하기 전에 식량부터 챙기라고 콧방귀를 꼈다.

 

이번 지침 개정으로 우리는 심각한 남북간 미사일 불균형을 해소해 대북 억제력을 증대시킬 수 있게 됐다. 이는 지역정세 안정과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한국에 대한 대북리스크를 감소시켜 외국 투자도 늘릴 수도 있을 전망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지만 결국은 보다 강화된 안보로 인식될 것이다.

 

그런가하면 한미 양국은 북한에서 쏘아올린 마시일을 5단계 정밀타격 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기로 논의 중이다. 미국 MD 정보망시스템을 활용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즉 KAMD의 구축이다.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양국의 방어체계는 다섯겹으로 촘촘하게 짜인 5단계 전략을 마련한 것이다.

 

이처럼 튼튼해진 안보는 평화시에도 혹은 유사시에도 우리를 지켜주는 든든한 힘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미사일 사거리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일까. MTCR은 미사일 기술 통제 체제를 말한다. MTCR은 미사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의 주도로 독일, 영국,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프랑스가 1987년 설립한 비공식 협정이다. 우리나라는 2001년 여기에 정식 가입했다.

 

500kg 이상 탄두를 300km 이상 발사해 보낼 수 있는 미사일 및 무인비행체 등, 이와 관련된 기술의 확산방지와 대량파괴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장치의 수출을 억제하자는 게 그 목적이었다.

 

사실 MTCR은 우리로서는 유지하는 게 좋은 측면이 많다. MTCR은 비회원국에는 미사일에 관한 기술이전을 해주지 않지만 회원국들 간엔 상호 수출이 가능하다. 우주과학을 위한 과학용 미사일은 사거리 제한 없이 기술이전을 받을 수 있어 미사일 기술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이용할 수 있는 여지도 있는 것이다.

 

MTCR체제에서 사거리를 늘리려면 사실상 탈퇴 뿐이다. 하지만 그 길을 택한 필리핀은 미군이 철수하자 주식이 대폭락, 천문학적인 국방예산을 견디다 못해 다시 미군의 주둔을 사정하는 상황까지 왔다.

 

우리나라의 이같은 미사일 사거리 연장 등의 조치는 MTCR 체제하의 국가 중에선 처음 있는 일이니 이 대통령의 외교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과거 좌파정권 당시 김대중, 노무현이 북한에게 햇볕정책을 펼치며 굽히고 들어간 것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자주국방에 한 걸음 다가갔으며, 우리의 안보, 나아가 전쟁 억제력을 더 높인 성과를 낸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 남조선을 비롯한 온갖 추종 세력들의 핵에는 핵으로, 미사일에는 미사일로 대응할 모든 준비가 다 돼 있다”며 도발했다. 어지간히 애가 탈 것이다. 과거 10년간 자신들에게 고개 숙였던 한국인데, 이제는 미사일로 재무장을 하고, 미국과의 동맹이 더욱 확고해지니 말이다.

 

이명박 정부가 임기동안 이뤄놓은 군사적 업적은 향후 대한민국의 자주국방을 이루는 근간이 될 것이며 더 나아가 북한을 흡수통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김승근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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