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뷰 편집국장 박한명]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방송을 놓고 미디어오늘이 안 후보측 주장을 인용해 “MBC 언론이길 포기”라는 제목을 단 기사를 정면 중앙에 게재해 놓은 것을 보고 피식 웃고 말았다. 안 후보 논문 의혹은 미디어오늘뿐 아니라 뷰스앤뉴스, 미디어스 등도 기사화 해 메인 상단에 올려놓고, 안 후보측 입을 빌어 이들 매체들은 평소 주장대로 MBC가 얼마나 나쁜 방송인지, 얼마나 편파적인 방송인지 역설해 놓았다. 한마디로 김재철 체재 아래 MBC가 얼마나 최악의 방송을 하고 있는지 잘 보라는 것이다.

 

SNS에서도 친노조 트위터리안들이 MBC를 비난하기 바쁘다. 민감한 시기에 이번과 같은 엉성한 검증보도 자체가 무모하며, 더 나아가 새누리당으로부터 소스를 얻어 기획한 방송, 즉 ‘청부보도’가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우습게도 해당 보도를 한 새누리당 출입 담당이라는 그 기자는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해 사직서 결의까지 했던 열혈 조합원으로 밝혀져 노조를 응원하고 이참에 김 사장에 책임을 물어 쫓아내야 한다는 야심찬 의욕까지 보였던 많은 이들을 머쓱하게 만들어 버렸지만 말이다.

 

안 후보 논문이 표절이냐, 아니냐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필자는 학술적으로 그 논문이 표절이다 아니다를 판가름할 위치에 있지도 않고, 그런 전문적 능력도 없다. 이 부분은 안 후보측이 서울대연구윤리위원회 등 권위 있는 공식 기관을 통해 표절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MBC도 안 후보측에 반론권을 보장하고 의혹을 제기한 만큼 추후 이 부분에 대한 책임감 있는 후속취재를 이어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만, 필자가 이번 논란을 통해 지적하고 싶은 건 논문 의혹을 제기한 친노조 성향의 언론들의 보도행태다.

 

MBC 김재철 체제 비난하는 친노조 언론들의 과거 MBC 편파 보도 옹호 행태

 

MBC가 대선 후보의 논문 의혹 하나 제기했다고 언론이길 포기했다는 소리를 들어야한다면, 그간 노조가 단협 등을 통해 사실상 MBC보도 통제를 해오던 시절 수많은 편파보도들은 뭐라고 불러야 하냐는 얘기다. 보도한 주요 내용 중 상당 부분이 허위라는 판결을 받고도 언론의 공공성 보호 취지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 PD수첩 광우병 보도를 ‘국민의 알권리’과 ‘언론자유’ 등으로 포장하고 정당화하면서 어떻게 대선 후보에 관련한 의혹 제기 하나를 문제 삼아 언론이길 포기했냐며 손가락질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MBC노조의 기세가 등등하던 시기 뉴스데스크의 대표적 보도만 살펴봐도 지금의 김재철 체제의 ‘편파보도’ 운운이 얼마나 우스운 정치공세인지는 금방 드러난다. MBC2002년 ‘병풍(兵風)’, 2004년 ‘탄핵풍’, 2007년 ‘BBK 사건’, 2008년 광우병 보도 등 찬반양론이 두 쪽으로 갈라졌던 이 당시 뉴스데스크의 보도는 어땠을까? 당시 MBC와 KBS의 보도행태를 분석했던 언론감시단체 공정언론시민연대는 "KBS와 MBC는 국면마다 특정 세력의 '주장'에 치우친 보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영방송이 특정 입장에 대한 선동자 역할까지 한 것은 상식을 넘어선 행위"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정국을 가르는 대형 사건들을 보도했던 공영방송 MBC의 편파성은 국민의 체감으로도 그렇지만 실제 분석 결과는 더욱 경악스러운 것이었다. 2002년 뉴스데스크 병풍 보도에서는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제목을 쏟아냈다. 노무현 후보에게 유리했던 보도와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에 유리했던 제목의 비율은 '84.4% 대 15.6%'로 노무현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제목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2007년 BBK 사건의 경우는 '98.8% 대 1.2%'의 비율로 정동영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한 제목을 달았다. 공언련은 이런 분석 결과에 대해 "KBS와 MBC 모두 2002년보다 2007년 대선 보도에서 편파성의 비율이 높아졌다. 특히 MBC의 경우는 편파가 무엇인지 보여주려 작정한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탄핵정국 때의 MBC 뉴스데스크 보도는 또 어땠나? 공언련 분석에 따르면 MBC는 탄핵을 반대하는 제목을 83개, 탄핵을 지지하는 제목은 3개를 내보냈다. 이런 보도행태는 2004년 한국언론학회로부터 "아무리 느슨한 규정을 적용해도 편파적이다"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어느 기준으로 따져 봐도 MBC가 노골적인 편파성을 띄고 특정 정치세력에 유리한 편파보도를 자행했다는 사실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2008년 광우병 보도는 그야말로 MBC노조의 장기를 제대로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당시 뉴스데스크 분석 결과 촛불시위대의 입장을 옹호하는 제목과 정부측 입장을 옹호하는 제목의 비율은 81.2% 대 18.8%였다. 일방적인 시위대옹호 보도를 한 것이다.

 

‘특정 정치세력 도구화’된 MBC 근본 문제엔 눈감고 김재철 체제만 공격하는 친노조 언론매체들

 

지난 10년간 공영방송 MBC가 이토록 정파적이고 특정정치집단의 도구처럼 굴러가도 제대로 된 비판은커녕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무시하고 오히려 더 앞장섰던 자칭 ‘언론사’들이 지금의 MBC 뉴스데스크 보도 수준의 내용을 가지고 과연 “언론이길 포기했다”고 비판하고 비난할 자격이 있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들이 암묵적으로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대선 후보에 대한 문제제기라면 일단 쌍심지부터 돋우는 태도는 스스로 자신들의 ‘편파성’을 드러낼 뿐이다. MBC가 공영방송의 입장을 망각하고 특정 정치세력의 확성기 노릇을 하던 과거로 돌아가자는 노조와 친노조 매체들이야말로 수구적 태도를 벗고 공정언론의 책임을 생각하기 바란다.

 

필자는 안철수 후보의 논문 의혹뿐 아니라 각 대선 후보에 관한 각종 의혹 보도에 대해서 MBC뿐 아니라 KBS 등 공영방송사들과 공공의 재산인 전파를 사용하는 SBS 등 민영방송도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성을 가지고 중립적 보도를 해주길 바란다. 과거 “편파가 무엇인지 보여주려 작정한 듯한 양상”을 보였던 MBC는 특히 요주의 대상이다. 노조에 의해 회사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를 지닌 MBC는 정권불복 성격의 김재철 퇴진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의 목적은 단 하나다. 과거 노조가 휘어잡았던 MBC의 보도행태가 가리키고 있다. 노조의 ‘김재철 퇴진’ 목적은 단 하나뿐이다. 편파보도로 악명을 떨치던 과거의 MBC로 다시 돌려놓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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