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이 요동치면서 함께 치러지는 경남지사 보선 구도도 복잡해지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대세론이 위협을 받자 도지사 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전망도 빗나갈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상황이 바뀌면서 자체 보선 후보 조건과 야권의 후보전략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29일 경남지역 정가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10월 4일 공천위원회를 열어 1차 압축된 경남지사 후보 4명을 대상으로 공천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공천 신청자 9명 가운데 박완수 창원시장, 이학렬 고성군수, 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홍준표 새누리당 전 대표가 1차 컷오프를 통과했다.

 

직군별로 보면 현직 단체장 2명, 낙선 정치인 1명, 관료 출신 1명 등이다.

 

초반 기세를 올린 조윤명 전 특임차관은 1차 컷오프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조 전 차관은 공천을 확신하는 듯 참모진을 구성하고 선거사무소도 계약하는 등 의욕에 찬 모습을 보였으나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위는 당선가능성, 도덕성, 전문성, 지역 유권자 신뢰도, 당ㆍ사회 기여도 등 기존 공천 심사기준과 서류심사, 여론조사와 현지 의견수렴 등을 종합 반영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 전 차관이 박근혜 대선후보의 대세론이 유효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때 주목을 받았면 지금은 자체 득표력이 있고 대선에 확실히 도움이 될 인물에 초점이 모아지는 형국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시장과 비교적 조용히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홍 전 대표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 군수와 하 전 차관도 재임시절 각종 성과와 전문성 등을 내세우며 맹렬히 뛰고 있다.

 

공천에서 관건은 보선을 다시 유발할 수 있는 현직 단체장이냐, 낙선 정치인의 부활이냐, 이도 저도 아닌 제3의 길이냐로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장 중요한 변수는 누가 경남도민들의 마음을 사면서 대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느냐일 것으로 보인다.

 

인물난을 겪는 민주통합당에선 아예 공천신청 일정도 확정하지 못한 채 새누리당 공천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당 장영달 도당 위원장은 최근 "새누리당 후보가 누가 되든지 압도할 후보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상대측 카드를 먼저 보고 대응 카드를 준비하겠다는 뜻이다.

 

도당은 보선 기획단을 구성해 회의를 한 차례 열었으나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중앙당과 대선후보 측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추석 직후 도지사 후보 공모에 나서기로 하고 후보군에 대한 여론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에선 새누리당이 정치적 '거물'을 내놓는다면 현역 의원을 차출할 수도 있고 오히려 젊고 참신한 인물로 승부를 낼 수도 있다는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야권으로선 도지사직을 중도사퇴한 김두관 전 지사가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경우 수세에서 벗어나 대선과 도지사를 '윈윈'하는 쪽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가설도 있었다.

 

문재인 후보 확정으로 물 건너간 설이 됐지만 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단일화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도지사 보선도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보진영과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어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진보진영이 분열돼 있고 김 전 지사 거취 문제로 민주당 측과 갈등을 겪었지만 '반(反)새누리 연대'에 나설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선과 맞물린 경남지사 보선 구도도 추석을 지나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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