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평소 알고 지내던 한 기업인의 중국방문 소식을 통해 북한의 동향을 보여 주려고 한다.
 
사업차 중국을 방문한 어느 기업의 회장님은 아버지의 고향이 북한인지라 끌리는 마음으로 중국 심양에 위치한 북한 ‘동평양 식당’을 찾았다고 한다.
 
고향을 늘 마음에 품고 계시다 통일을 보지 못하시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고향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은 미련이 아마 그의 발길을 당겼을지도 모른다.


 
 

‘동평양’식당으로 들어서니 20대의 애젊은 아가씨들이 밝은 얼굴에 미소를 한껏 머금고 반겨 주더라고 한다. 웃고 있는 그들에겐 김정일에게 바쳐야 하는 제정 금액이 있다.
 
한국에 몇 개의 기업을 가지고 있는 회장님에게 그릇바닥에 발려 나오는 북한 요리보다 이야기를 통해 간절히 바랬던 통일의 시기를 가늠해보려는 시도만 있었다.
 
이것저것 많은 음식을 주문한 그에게 여러 명의 아가씨(접대원)들이 오락가락 한다. 얼핏 보기에도 중국식 개방에 젖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을 만치 그들의 표정은 신비와 궁금증들로 충만했다. 말을 들어보니 갓 교체된 애송이 접대부들이였던 같다.
 
필자가 탈북 하여 중국 청도에서 있을 때도 북한 ‘해당화 식당’에 대한 소문이 흉흉했었다.
 
내용은 북한당국이 운영하는 해당화(탈북자들은 보위부 요원들의 아지트라고 예상)식당의 한 여직원이 중국의 개혁개방에 매혹되어 야반도주로 폐쇄되었다.
 
당시 필자는 탈북자 색출에 쌍심지가 된 김정일의 졸개들이 미워 식당마당에 인분을 퍼부어 운영을 파괴할 생각을 거듭하던 때여서 얼마간(15일정도) 폐쇄된 식당을 보며 시원하기까지 하였다.
 
소문에는 ‘도망자’ 사건으로 식당에서 일하던 전원이 모두 제 기한을 채우지 못한 채 교체 되였다고 한다. 중국의 북한식당 직원들은 북한 정부가 특별히 교육, 검중하여 파견한 요원들이다. 하지만 번번이 바깥바람에 적응 되여 탈출하는 경우가 많아 교체 시기가 짧다고 한다.
 
‘동평양 식당’의 접대원들도 모름지기 갓 선출 된 아가씨 들이였던 것 같다.
 
식당 관리자인 듯싶은 한 사람이 다가와 지주(地主)였던 아버지의 고향을 이야기하는 회장에게 묻는다. “지주동무, 남한의 인구가 현재 얼마쯤 됩니까?”라는 물음에 대략 5천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왜 그런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하느냐며 북한 인구가 2천만 명이 조금 넘는데 절반의 영토를 가진 남한이 5천만 명이 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
 
또 자가용차는 얼마쯤 되느냐고 하여 천오백만대가 넘으며 보통 세대 당 1~2대정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역시 놀랐는지? 억지를 부리는지?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단다.
 
그들은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에게 “지주동무는 왜 거짓말을 합니까?”며 대답의 불순성을 되묻는다는 것이다.
 
회장은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느냐”며 남한의 현실을 열심히 설명했다고 한다. 그들 중, 믿지 못하겠다며 완강히 부정하는 아가씨들이 있는가 하면 말없이 열심히 들어주는 아가씨들도 있었다고 한다.
 
회장은 식당을 나오면서 자신의 말을 진심으로 믿어주는 아가씨들 중 한명에게 슬그머니 한국지폐 5만 원짜리 두 장을 건넸다고 한다. 아가씨는 누가 볼세라 극도의 자연성을 발휘하며 돈을 감추더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 글을 쓰기 위해 한참을 고심했다.
 
중국체류 북한당국 보위원들의 추정으로 돈을 받은 아가씨는 처리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정부의 철저한 세뇌교육과 통제에도 불구하고 외부세계에 반응하는 북한 상층부의 동요와 변화를 실질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필자는 사소한 감정을 덮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지주동무’는 그런 북한 음식점이 중국 심양에 6개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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