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安이 단일화해버리면 언론은 단일화 쇼에 놀아난 꼴이 된다.

 

후보도 아닌 사람의 선전을 대행해준 게 된다.

 

언론은 누가 최종 대통령 후보가 될지도 모르는 문재인, 안철수에 대하여 연일 홍보성 기사를 쓴다. 확정된 대통령 후보라는 전제하에서 그런 기사를 쓰는데, 두 사람은 단일화를 안한다는 말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언론도 단일화 여부를 밝히라는 요구는 하지 않는다.

 

이는 언론이 정치와 짜고 독자나 시청자를 속이는 것이다. 文, 安이 단일화해버리면 언론은 단일화 쇼에 놀아난 꼴이 된다. 후보도 아닌 사람의 선전을 대행해준 게 된다. 文, 安은 언론을 속이고 언론은 국민을 속인 게 된다. 언론은 文, 安에 대하여 '단일화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 오늘부터 두 사람에 대한 일체의 보도를 중단하겠다. 대통령 후보가 되지 않을 사람을 보도할 수는 없다'고 해야 맞다. 게으른 기자들과 부지런한 정치인들이 결합되면 기자는 선전원이 되고 국민들은 바보가 된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안철수는 신분이 다르다. 朴 후보는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서 확정되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결국 단일화를 하여 한 사람이 후보 등록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될지는 알 수가 없다. 따라서 두 사람은 확정된 후보가 아니다.

 

스포츠 경기에 비교하면 朴 후보는 결승전에 오른 사람이고 문, 안씨는 준결승을 치르지 않아 누가 결승전에 오를지도 모르는 상태이다. 그렇다면 안철수 씨가 박근혜 씨에게 만나자고 한 건 문제이다. '나는 절대로 사퇴하지 않는다. 그러니 대선 후보끼리 만나자'고 해야 도리에 맞다. 그런데 안씨는 단일화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준결승도 안 거쳐 결승 진출자가 될지 안될지도 알 수 없는 선수는 결승 진출자를 만날 자격이 없고 만나자고 해서도 안 된다.

 

박 후보가 안, 문 후보를 만나 3자 약속을 하더라도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사퇴하면 약속은 무효가 된다. 그때 실 없는 사람이 되는 건 박근혜이다.

 

박근혜 후보는 文, 安 두 사람에게 요구해야 할 것이다. 단일화를 할 것인지, 안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약속하라고. 나는 확정 후보만 상대하겠다고. 이는 게임의 규칙이라고.

 

조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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