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미국 빌보드차트 2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7일 인터넷은 온통 싸이 관련 뉴스로 들끓었다. 싸이가 각종 미국방송에 출연해 말춤을 추는 모습과 인터뷰를 담은 내용의 동영상도 많이 올라왔다. 개 중엔 강남스타일의 강남이 무슨 뜻인지 싸이가 방송에서 자세히 설명하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노래 한 곡으로 서울의 강남이 순식간에 미국에서 유명 도시가 된 것이다.

 

강남스타일 빌보드 차트 2위로 한국 국민과 미국 국민이 함께 말 춤을 추며 들썩인 어제, 다음 날인 9월 28일 오늘은 국군과 미군이 함께 북한 공산군으로부터 서울을 되찾은 지 62주년이 되는 날이다. 6.25전쟁 중 북한 공산군에게 점령되었던 수도 서울을 빼앗긴 지 석 달 만에 되찾은 날이다.

 

국군과 유엔군은 앞서 15일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을 계기로 불리한 전세를 뒤집어 서울 탈환의 교두보를 마련했고, 25일 오후부터는 서울 시가전에 돌입해 26일 고비로 북한 공산군의 마지막 저항을 꺾고 이튿날인 27일 오전 국군의 해병대는 중앙청에 태극기를 꽂았다. 이 과정에서 서울 탈환에 앞장섰던 미 해병대는 우리 해병대가 태극기를 직접 게양할 수 있도록 양보했다.

 

한미간 혈맹관계란 피 흘리는 희생과 함께 이런 진한 인간미와 배려, 우정을 통해서 얻은 것일 것이다. 서울 수복 다음 날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유엔군 총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의사당에서 수도 탈환식이 거행됐다.

 

적의 침공으로 빼앗긴 수도를 되찾은 점은 의미가 깊을 수밖에 없다. 북한의 남침 3일만에 수도 서울을 되찾아 감격의 순간을 맞기까지 희생도 컸다. 북한군은 서울의 시가지 교차로마다 장애물을 설치해 시가전을 전개할 준비를 갖추었고, 연희고지와 안산을 고수해 국군의 서울 진입을 끝까지 저지하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서울 서측방과 남측방에서 격렬한 전투가 전개됐고, 서울은 쑥대밭이 되고 전쟁의 희생자는 어김없이 나왔다. 인천상륙작전과 서울 수복을 위해 국군과 유엔군 사상자가 4000여명이 발생했다. 현재도 서울 한복판에서 종종 반미시위와 시대착오적 반미구호들이 울려 퍼지고 있고 이에 맞선 고령의 시민들이 맞불 시위를 벌이고 있으니 이념적 교전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수도 서울을 탈환하기 위해 국군과 유엔군이 피 흘렸던 62년전 과거를 기억하면 현재 서울 강남스타일이 미국과 전 세계에 진출하고 있는 현실은 사뭇 감동을 준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다시피 한 서울을 재건하고 오늘의 세계적 도시로 키운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도 새삼 와 닿는다. 분열과 통합을 거듭하며 자유민주주의는 뿌리를 튼튼히 내리면서 더 건강하고 자유로운 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북세력의 국기 흔들기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적단체로 판명된 범민련의 수장이 야권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정치에 개입해 판을 흔들려 하고, 광우병 촛불 사태와 같은 반미이슈 때마다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반정부 여론을 일으켜 정부 기능을 마비시키고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지나친 비약일지 몰라도 지난 광우병 촛불사태 때 비이성적인 광기와 반미정서가 뒤덮은 서울의 모습은 62년전 인민군에 점령당했던 서울의 모습과 오버랩 되는 것도 사실이다.

 

정당한 민주주의 절차로 들어선 정부를 맹목적으로 타도하자는 구호가 난무하고, 그 과정에서 각종 물리적, 정신적 폭력이 난무하면서 그로 인해 대외적 이미지는 훼손당했고, 금전적 손실도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 이후에도 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풀기위해 우리가 치룬 대가는 무시 못 할 수준이었다. 총체적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퇴보했던 비극적 사건이었다.

 

62년 전 과거의 비극처럼 수도 서울을 무기력하게 적에게 빼앗길 일은 아마 다시없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발전과 경제적 풍요 속에서도 이념적으로 정신적으로 얼마든지 수도 서울을 보이지 않는 적에게 다시 빼앗길 수 있다는 경험을 우리는 했다. 민주주의는 나의 자유와 너의 자유를 동시에 보장해야 하고 나와 네가 다르다는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는 사회이지만,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와 그에 따른 법치에 대한 절대 복종을 기본으로 한다. 이를 부정하는 종북세력은 당연히 제거 대상에 불과할 뿐이다.

 

9.28 서울 수복 62주년을 맞아 우리는 다시 한 번 과거의 역사를 되새기며 현재의 서울, 미래의 서울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쟁은 과거처럼 피를 흘리는 형태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정신적, 이념적 형태로도 계속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과거나 현재, 미래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의 주인은 나라는 주인의식과 건강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모든 국민이 그런 기본을 지킬 때 과거의 비극은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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