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연합뉴스-TV 인터뷰 全文>

 

질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논란이 됐던 역사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5.16과 유신, 인혁당 등이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를 했다. 이런 朴후보의 전향적인 입장 표명을 어떻게 보는가?

 

조갑제 대표: 朴후보가 표현한 것처럼 아버지 무덤에 침을 뱉고 한국 현대사를 멍들게 한, 그리고 아무 자격 없는 사람의 사과다. 박근혜 씨는 이해당사자다. 아버지에 대해서 사과, 평가할 자격이 없다. 객관성이 없다. 그리고 아버지의 평소 생각과 완전히 반대되는 이야기를 했다. 아마 朴대통령이 저승에 계시면 오늘 굉장히 화가 났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과 맞지 않다. 역사적 평가는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5.16과 유신을 부정하면 朴대통령을 부정하고, 그 18년을 부정하면 대한민국 역사는 중단되어 버리는 것 아닌가. 세계가 인정하는, 또 학문적으로도 그 功過(공과)가 명백하게 밝혀진 5.16 혁명과 유신체제에 대해서 총체적 부정을 한 것은 물론 표를 얻기 위해서라고 보이지만, 이것은 박근혜 씨가 보수적 가치관을 포기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보수층에게 깊게 준 것이다.

 

이것이 표가 될 것인지 앞으로 한번 지켜봐야할 것이다.

 

질문: 표를 얻기 위해서라고 말씀했다. 진정성이 없다고 이해해도 되는 것인가?

 

조갑제 대표: 진정성이 없을 수밖에 없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박근혜 씨는 5.16, 유신을 적극적으로 변호했었다. 어떻게 역사관이 열흘 사이에 이렇게 180도 바뀔 수 있는가.

 

질문: 그렇다면 과거사가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조갑제 대표: 지지율보다, 이것은 사실관계다. 역사를 어떻게 보는가의 문제다. 朴대통령 18년 동안 이뤄진 것은 부국강병의 성공이다. 그리고 그 울타리 안에서 민주주의와 복지국가를 우리가 지금 만들고 있다. 정치발전을 지연시킨 것이 아니다. 朴대통령의 경제발전과 제도 확립은 민주주의가 기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복지에 대해 말하는데, 1977년 7월1일부터 시행한 의료보험을 누가 했는가. 박정희가 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공과(功過)를 잘 따져야 한다. 산업화가 이뤄지면 이 뒤엔 필연적으로 민주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리고 朴대통령 시절에 만들어진 중산층이 1980년대에 들어 민주화의 주력이 됐다. 그렇다면 박정희 18년이 민주주의를 만들어낸 공(功)이 큰 것이다. 저는 자유민주주의체제를 국가이념으로 만든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두 사람이 한국 민주주의 건설의 두 공로자라고 생각한다.

 

질문: 그 공로 뒤에는 피해를 본 사람들도 있지 않겠는가. 그 부분에 대한 사과라고 보는 것은 어떤가?

 

조갑제 대표: 그것은 분리되어야 한다. 인혁당 사건과 5.16, 유신에 대한 총체적 부정적 평가는 분리했어야 한다. 왜 이것을 섞어버리는가.

 

질문: 어떻게 했어야 맞는다고 생각하는가.

 

조갑제 대표: 이런 식의 statement가 나오면 안 된다. 간단해도, 한국 현대사를 정리해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부터 이명박 대통령에 이르는 한국 64년의 현대사는 세계적 성공모델이다. 세계가 다 부러워한다. 그 결과로 이런 근사한 나라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을 부정할 수 있는가. 더구나 딸이 부정할 수 있는가. 이것은 거칠게 이야기 하면 불효(不孝)?불충(不忠)이다. 무엇보다도 사실에 맞지 않는다.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고 이야기 했다. 그것은 당시 1961년 5월16일, 1972년 10월17일의 이야기다.

그 뒤에 절차를 거쳐 역사적 정당성을 확보했다. 역사적 정당성은 5.16과 유신을 통해 ‘대한민국이 불행하게 됐는가’, ‘대한민국 국민이 가난하게 됐는가’, ‘더 억압적이 됐는가’ 이런 전후(前後)를 따져봐야 하는 것 아닌가. 18년 덕분에 우리가 이런 나라를 만들었다는 자랑, 자부심. 그것 때문에 남북통일에 대해서도 우리가 주도권을 잡게 된 것 아닌가. 이런 역사관을 한마디로, 선동적 논리로 부정하는 일을 딸이 하고 있다는 것은 비극적이라고 할까, 희극적이라고 할까하는 현상이다. 이렇게 해서 대통령이 되면 뭐하는가. 쉽게 말해 아버지를 팔아 표를 얻어 된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질문: 박근혜 대표가 그런 부분에 대해 딸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대선후보라는 조건을 붙였던 것 같다. 또 중간 이후에 보면 정치의 목적이 중요해도 수단이 잘못되면 안 된다는 말을 사용했다.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조갑제 대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없다’ 이것은 흔히 쓰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정상적인 국가에서만 해당된다. 북한의 남침으로부터 국가생존의 결단을 내려할 때는 가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있다. 아무리 1950년 6월25일 남침했을 때 아무리 나라를 지키기 위한 목적이 좋지만 수단이 나쁘니깐 피를 흘리면 안 된다(라고 한다면), 그렇다면 국군과 이승만이 항복해야 한다. 지금 한국은 전쟁 중인 나라다. 전시(戰時)체제에선 목적이 좋은 차원의 수단, 즉 국가 생존 차원에서의 결단은 인명손실이 있다고 해도 허용되는 경우가 세계사에 많다. 그런데 흔히 쓰는 그런 말을 진리인 것처럼 아무데나 갖다 대면 결국 자기?공동체를 해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질문: 안철수 후보가 드디어 출마를 선언했다. 어떻게 보시는가?

 

조갑제 대표: 저 분은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한반도에서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될 사람이다. 안보문제?이념문제?종북?법치 문제에 대해서 전혀 생각이 없거나 좌경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나 부탁할 것은 정치개혁을 한다고 하니까 약속대로 끝까지 완주하는 약속을 지켰으면 한다.

 

질문: 후보 단일화를 하면 안 된다 말씀인가?

 

조갑제 대표: 그렇다. 기성 정치를 부정하고 나왔다. 그리고 이 분에 대해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정치를 비판한다. 특히, 이런 국회를 가지고는 안 된다고 비판한다. 그렇다면 왜 국회의원 선거 때 왜 놀고 있었는가? 왜 투표 90일 전에 나와서 이런 소란을 부리는가. 정치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당정치를 확립하는 것이다. 우리 나름대로 정치는 성공했다. 정치가 실패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이러한 발전은 정치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당정치를 미국식으로 뿌리내려야 한다. 그런데 안철수 씨의 등장은 그나마 뿌리내리는 정당정치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이것은 舊習(구습)이다. 옛날 정치식, 원시시대 식으로 돌아가자는 정치를 하자는 것이다.

 

질문: 그렇다면 문재인 후보는 어떻게 보는가?

 

조갑제 대표: 문재인 후보는 그분의 이념과 하는 행동을 보면 좌경적 분열주의자라고 생각한다. 한국사회를 1대99로 나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다. 그 사람이 말하는 우리나라는 특권층을 배제한 보통사람의 대통령이다. 이런 식으로 한국 사회를 가른다. 그리고 역대 대통령중에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만 정통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승만, 박정희 묘소는 참배도 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 말하는 통합이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 하는 것인가. 한국의 대통령은 前 대통령의 공과(功過)를 다 수용?포용해서 이어가야 한다. 그것이 국가정통성이다. 국가정통성의 수호자가 분열적으로 한쪽편만 들면 우리나라가 편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우리나라는 통일을 앞두고 있다. 국내를 분열시켜서 무슨 힘으로 자유통일을 해서 북한동포를 해방시키고, 북한사람을 우리 품에 끌어안을 수 있겠는가. 시대에 맞지 않다.

 

질문: 어떻게 보면 보수의 후보는 박근혜 후보 아니겠는가. 그런데 박근혜 후보의 정책의 경제민주화가 좌클릭 된 느낌이다. 어떻게 보는가?

 

조갑제 대표: 민주화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민주화를 아무데나 갖다 붙이는 게 아니다. 경제민주화를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총론만 있고 다 다르다. 군대민주화가 가능한가. 가정민주화도 가능한가. 그렇다면 가장을 투표로 뽑는가? 경제는 민주화가 아닌 효율화해야 한다. 그리고 경제로 번 돈을 안보와 복지에 쓸 때 합리적으로 쓰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경제행위 자체에 민주주의적 원칙을 강요한다면 돈을 벌 수 있겠는가.

 

경제민주화라는 말 자체가 하나의 흉기가 돼버렸다. 김종인 씨가 이것을 무조건 따라오라는 논쟁을 벌이고 있는데, 김종인 씨에게 묻고싶은게 있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을 경제 정의라고 이야기 하는데 김종인 씨는 경제수석을 할 때 어떤 은행으로부터 상당한 액수의 돈을 받아 부패혐의로 실형을 살고 나온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말하는 경제정의가 무슨 의미와 설득력이 있는가.

 

질문: 지난 17대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가장 큰 이유는 경제 부분이 강조가 되었기 때문에 당선이 됐다는 해석이 많았다.

 

조갑제 대표: 아니다. ‘경제 제일주의’라는 구호를 내걸었지만, 그 때 이명박 씨를 530만 표 차이로 이기게 한 것은 10년 동안의 좌파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싫증이었다.

 

질문: 이번 18대 대선에서는 어떤 것이 좌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조갑제 대표: 이번 대선은 아마 투표 전날까지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누가 좌우하는가. 유권자가 좌우한다. 유권자의 양심이 좌우할 것이다. 좌경적 선동에 유권자가 속는가, 안 속는가의 문제다. 그런데 우리나라 유권자의 분별력에 문제가 있다. 예컨대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믿는 유권자가 30%다. 이 사람들이 투표장에서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예가 하나 있다. 19대 국회의원선거다. 19대 국회의원 300명 중 전과자가 61명, 그 중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자가 29명, 29명 중 反국가단체와 이적단체 연루자가 19명이다. 이런 국회를 만들어냈다. 이런 유권자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참 불안하다. 합리적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선거는 대중민주주의에서 최선의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다. 차악이라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최악의 선택을 안했으면 좋겠다.

 

질문: 이정희 前 대표가 내일 출마를 선언한다고 한다. 어떻게 보는가?

 

조갑제 대표: 출마선언을 하려면 대한민국 헌법에 충성을 맹세해야 한다. 헌법에 충성한다는 것엔 이런 의미가 있다. 북한을 反국가단체로 확인,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해야 한다. 통일은 전쟁 없이 평화적 자유통일을 해서 북한 동포를 해방한다는 것을 맹세한 다음 출마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청산, 사과하고 출마한다면 국가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런 이야기를 안 할 것이다.

 

녹취/김윤정 <조갑제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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