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의 필요성이 갈수록 절실해지고 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의 영토분쟁 때문이다. 최근 중국 시진핑 주석은 일본이 센카쿠열도를 국유화한 문제를 놓고 미국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에게 ‘웃기는 코미디’라며 일본을 비난했다고 한다. 또 미국을 향해서도 자신들의 영토문제에 개입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한다.

영토 문제로 중국인들의 반일감정은 심각한 수준으로 흐르고 있다. 중국 전역 80여개 도시에서 8만여명의 시민들이 연일 격렬한 반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어선 1000여척이 금어기가 풀린 센카쿠열도 해역에 집단으로 출항, 양측이 해상충돌이란 일촉즉발의 위기를 겪었다. 실제로 중국은 24일 센카쿠 영해에 해양감시선을 진입시키는 등 일본의 실효지배를 무력화하기 위해 강한 압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제품에 대한 통관을 강화하는 방법 등으로 경제 보복에도 나섰다.

일본 역시 센카쿠열도 해역에 중국 선박 진입을 견제키 위한 가용 순시선을 총동원하는 등 긴장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순시선 중 일부는 40mm 기관포를 장착한 아소함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내 들끓는 반일 여론과 중국 정부의 무력 압박, 경제보복 등을 의식해 중국에 특사를 파견할 것을 검토하는 등 저자세외교로 돌아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센카쿠열도의 분쟁지역화가 본격화된 이상 일본이 계속 중국의 눈치를 보거나 저자세의 외교로 나오리라는 법도 없다.

센카쿠열도를 놓고 일본과 중국이 이렇듯 힘 대결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군사적, 경제적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센카쿠를 중심으로 한 200해리 경제수역으로부터 석유, 천연가스, 수산자원 등의 천문학적인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지리적으로도 태평양과 중동으로 통하는 길목에 위치해 중요도와 가치가 높다고 한다. 군사적, 경제적으로 양국이 한 치의 양보를 할 수 없게 된 상황인 것이다.

중국의 ‘힘의 논리’와 ‘일본 우경화’, 세계의 화약고로 떠오른 동북아 정세

센카쿠열도를 놓고 벌어지는 영토 분쟁은 많은 이들이 지적했듯 이미 남의 일이 아니다. 일본은 교과서는 물론 국방백서 등을 통해 끊임없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장기적인 경제 불황을 틈타 일본 내엔 우경화 바람이 일고 있고, 이는 군비증강과 ‘평화헌법’ 개정 논의를 가속화 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최근엔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광고를 중앙지와 지방지 70개 신문에 싣기도 하는 등 노골적인 독도 야욕을 내비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한국 영토에 대한 욕심이 없을까? 전혀 아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이어도 해역에 대한 관할권을 놓고 오래전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995년 이어도 일대에 과학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조사활동을 벌일 당시엔 공사 중단을 요구했고, 막상 건설되자 “이어도에 대한 한국의 관할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자국 관할 수역이라는 뻔뻔한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과 일본이 이렇듯 영토 분쟁을 통해 동북아를 신 화약고로 만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 영토에 대해서도 끊임없는 도발을 이어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이 한가하게 평화무드에만 젖어 있을 순 없다. 동북아 양대 강국이 실질적인 해군력 증강에 나서고 영토 문제에 군사력, 경제력 등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는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만 아무런 대비책 없이 세계평화 타령만 하고 있을 순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우경화 현상과 G2국가의 경제적 힘을 바탕으로 ‘힘의 논리’가 횡행하는 중국정부의 분위기는 우리 안보에 대한 최소한의 자위적 차원의 군사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동북아 패권 전쟁에서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불똥을 맞는 일이 벌어질 수 있고,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불행한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렇듯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도 좌파세력은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제주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환경근본주의자, 반미주의자, 좌파·종북세력에 대한민국 안보가 더 이상 인질이 돼선 안 돼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 제주에서 열린 WCC(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일부 좌파·종북세력이 “제주해군기지가 미국 핵추진항공모함과 핵잠수함까지 드나드는 미 해군 기지로 악용” “제주해군기지는 결국 우리 안보를 해치게 될 것” 등의 황당한 주장을 펼치며 해군기지 문제를 환경의제로 채택해 달라고 매달렸다고 한다.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세계인의 함께 모여 고민하는 순수의 장까지 나와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해군기지 건설 반대 호기로 이용하려 든 것이다.

동북아 정세는 촉각을 다투며 급히 돌아가는데도 여전히 시대착오적 반미논리 하나로 국가 안보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모한 억지 주장들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의 현실감각도 찾아보기 어려운 어리석은 행태라고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영토주권을 지키는 일 뿐 아니라 해상교통로 확보 등 제주해군기지의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환경단체 및 좌파·종북세력이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 제출한 공사 중단 결의·권고안이 부결됐다고 한다.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환경근본주의자들과 반미·좌파세력은 제주해군기지를 더 이상 소모적인 정치논쟁의 이슈로 삼지 말고 최근 세계정세를 살펴 우리의 국가안보를 한 번 더 진지하게 성찰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한국은 주변 강국인 중국과 일본으로부터의 위협에 대비해야만 한다. 제주 해군기지는 군사적으로 해양 분쟁에 대비한 중요한 전초 기지의 의미를 갖는다. 서해와 이어도 등을 수호하기 위해 제주 해군기지는 물론이고 공군기지 건설, 차세대 전투기 문제도 넋 놓고 있을 시간이 없다. 동북아 강대국들의 영토분쟁 및 독도 방어와 남북대치 상황까지 감안해 각종 시나리오에 대비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