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27일 9기 이사장에 김재우 이사를 선출했다. 김 이사장은 방문진 사상 첫 연임 이사장이 됐다. 임기는 2015년 8월 8일까지다.

방문진은 이날 여의도 방문진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사 9명이 모인 가운데 김 이사장 연임을 확정지었다.

김 이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30년 가까이 삼성물산에서 일했고, 벽산건설 회장, 아주그룹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0년 5월 중도 사퇴한 김우룡 전 이사장의 뒤를 이어 방문진 이사장에 선출됐다.

김 이사장이 연임을 확정짓기까지는 순탄치 않았다. 당초 관례대로라면 김 이사장이 최고 연장자로서 호선돼야 했지만, 김재철 사장을 사퇴시키는 데 총력을 쏟아온 야당과 좌파언론의 끈질긴 정치공세가 김 이사장의 박사학위 논문시비로 이어져, 이날 이사회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던 것.

이로 인해 김용철 이사가 이사장 후보 추천을 받았지만, 김 이사가 자진 사퇴하면서 표결 결과 김재우 이사장이 연임된 것이다.

차기환 이사는 "논문 문제로 갑론을박이 컸으나 표결 결과 6대 3으로 김재우 이사장이 선출됐다"며 "논문 의혹은 학위 수여자인 단국대의 논문 심사 결과가 나오면 백지상태에서 다시 논의해 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방문진은 다음달 6일 MBC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민통당 "새누리당과 김재철 퇴진 사실상 합의" 주장에 새누리당 "사실무근. 자기들 생각으로 국민 우롱" 직격탄

한편, 방문진 회의에 앞서 민주통합당은 정성호 대변인을 통해 “9기 방문진 이사진의 역사적 소명은 김재철 MBC 사장을 해임하는 것이다. 이 소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방문진은 국민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며 “박근혜 후보도 MBC 파업사태와 관련해 ‘징계사태까지 간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한 바 있고 새누리당과 민주당도 원내협상에서 김재철 사장 퇴진을 사실상 합의했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즉각 “김재철 사장 퇴진에 논의한 바 없다”며 이를 전면 부인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정 대변인 국회 브리핑이 끝나자마자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이 같이 밝히면서 “민주당이 자기들 생각을 마치 여야가 협상한 것처럼 국민들을 우롱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유감”이라며 “정치권에서 언론사 사장을 물러가라 얘기하는 것도 언론사 정치 중립을 저해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방문진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새누리당은 김재철 사장 퇴진의 ‘퇴’자도 거론한 적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또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MBC 사장을 정치권이 협상해서 나가라고 한다면 그게 오히려 더 정치적인 것 아니냐”며 “아직 임기가 안 끝났는데, 이는 방문진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합의된 것이 없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대해서도 “합의된 것은 언론청문회 관련”이라며 “청문회는 상임위에서 논의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차희무 기자 m5598ch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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