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개잡이에 나섰다가 표류 중, 대한민국 해군에 구조 된 31명의 북한 주민들이 다음 주쯤 북한으로 돌려보낸다는 소식이 있다.
 
일반인의 통행과 선박 출입이 엄격하게 단속 통제되고 있는 김정일의 생일(특별경비주간)에 몇 십 명을 집결해 배를 띄웠다는 사실도 김정일의 정치모략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갖게 하지만 한 사람같이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것 또한 각본에 의한 정치 쇼를 방불케 한다.
 
1994년 초, 서해 해상에서 표류하다 남한 해군에 의해 구조 된 조선인민 경비대소속 김철진과 김경철이 다시 북한으로 돌아와 ‘영웅칭호’와 ‘청년영예상’, 국기훈장 1급의 최고상을 받으며 김정일의 정치 선전물로 이용된 실화가 있다.
 
그때 김정일은 이들의 소행을 당과 수령, 조국과 인민의 존엄을 지킨 영웅들로 묘사하며 선전영화까지 만들어 대대적으로 방영했다.
 
영화는 해상군무도중 기상 악화로 표류하게 된 인민군 병사 두 명이 대한민국 해경에 의해 납치(구조)되고 치료받으며 온갖 귀순목적의 회유와 기만에도 넘어가지 않고 인민군의 기개와 불굴의 투지로 ‘위대한 장군님의 품’으로 돌아 왔다는 내용이었다.
 
영화에서 그들은 남한 정부에서 주는 음식과 탈북자와의 면담도 완강히 거부하며 북방한계선을 넘어서자마자 남한에서 제공 된 옷가지를 벗어 내치며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장군 만세”를 외치는 장면을 연출한다. 하지만 영화를 본 북한 주민들의 반응은 너무나 대조적 이였다.
 
그때까지만 하여도 북한에 대량 아사가 심각하지 않은 때여서 주민들 속에 국가에 대한 얼마간의 기대치가 남아 있었지만 살아 돌아 온 인민군의 죽음(1년 후)은 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의문과 불신을 촉발하는 전환의 시기가 되었다.
 
주민들은 남한을 직접 목격한 그들의 죽음을 놓고 ‘비밀엄수’ 서약에도 불구하고 부모 친척들에게 남한에서 보고 겪은 진실한 내용들이 유포되는 것이 두려워 건강검진을 구실로 죽음의 약물을 투여 했다며 김정일을 비난했다.
 
인민군 병사들 인수 시 종합검진에서 아무 증세도 발견되지 않다가 1년 후에 죽을 수 있느냐가 의문이 핵심인 것이다.
 
북한주민들은 고위급과 비밀요원들의 사망사고에 대하여 정부개입의 예측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주민들 속에 김정일은 권좌를 지키기 위한 모략의 왕초로 인식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31명이 송환과 그들의 장래도 불 보듯 뻔하다.
 
김정일의 ‘위대성’선전물로 이용되다가 어느 날부터 소리 없이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조개어선에 오른 것이 곧 독재자 김정일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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