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에 대한 외국인 특사단 호텔 숙소 침입 의혹이 당사국인 인도네시아 측의 해명으로 진정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우파진영에서는 ‘국익’을 해친 무차별적인 언론보도에 대한 비판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동안 우파진영에서는 이 사건을 21일 최초 보도한 언론사가 다름 아닌 우파진영의 대표주자 조선일보였다는 이유로 비판을 자제하고 사태를 관망하는 모양새를 취해왔다.

 

하지만 중앙·동아일보 등 모든 매체들이 연일 ‘국정원 비판’ 보도를 쏟아내자 적극적으로 자제를 촉구하고 있는 흐름이다.

 

24일 성명서와 논평에서 ‘일부 언론’으로 에둘러 표현했던 우파진영에서 급기야 25일, 조선일보를 직접 거론하며 비판수위를 높인 논평이 나왔다.

 

라이트코리아는 이날 논평에서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국정원 직원이 잠입한 사건을 놓고 언론과 정치권이 연일 큰 건수라도 잡은 양 국정원을 맹비난하고 나섰다”면서 “특히 조선일보는 정치인들의 말을 인용해 ‘바보같은 놈들’, ‘글로벌 절도국가 됐다’, ‘좀도둑만도 못해’라는 기사 제목을 썼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보기관의 ‘첩보 활동’을 ‘절도’로 비꼬는 수준도 이해할 만하지만, 내 나라를 ‘도둑놈 나라’로 표현하는 것은 정상배나 할 짓이지 제대로 된 언론이나 정치인은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격을 떨어뜨리는 ‘쓰레기 멘트’를 명품신문을 자칭하는 조선일보가 인용·보도했다”고 비난했다.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선일보에게 처음으로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꼈다”면서 “국정원은 국가의 신경조직과도 같은데 ‘단독보도’라는 미명 아래 함부로 기사를 냈다”고 비판했다.

 

우파논객으로도 유명한 양 협회장은 “독재정권도 아니고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이 더 국가를 받쳐줘야 되는 것 아니냐”면서 “국가가 존재해야 언론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도 “조선일보가 거대 언론사로 성장한 것도 보수세력의 힘이 컸는데 국익차원에서 신중하지 않았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줄타기를 하면서 현 정부를 마녀사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23일, 24일 뉴라이트전국연합과 선진미래연대도 각각 논평을 내고 일부 정치인과 언론의 자숙을 강하게 촉구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도 24일 국민행동본부가 주최한 ‘중동 민주혁명지지 및 북한동포 봉기촉구 국민대회’에 연사로 나서 “자기나라의 치부를 이렇게 알리면, 국정원 뿐만 아니라 국가와 정치판도 창피하게 된다”며 “이번 사건은 이만큼 했으면 덮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는 “미국 등 외국 사례도 정보수집 활동이 안 들키는 것이 기본이지만, 들통이 났을 때는 정치권과 언론이 양해하거나 덮어주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이번 사건은 수사를 안해서 국정원에서 했다는 확증도 없고 인도네시아 측도 ‘투숙객이 잘못 들어 온 것’이라고 해명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부족한 점은 있지만 이번 사건에 굴하지 말고 대한민국 헌법이 명하는 대로 김정일과 김정일 지령을 받는 종북세력과 싸워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뉴스파인더 김승근/김봉철 기자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