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미얀마를 국빈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리에게 뼈아픈 역사를 남긴 아웅산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헌화했다.

 

이 대통령은 '17대 대한민국 대통령 이명박'이라고 쓴 조화를 앞에 두고 잠시 묵념 한 후 조화에 다가가 손으로 만졌다.

 

이 대통령은 "(미얀마) 신정부 들어 첫 국빈으로 방문한 것이어서 아웅산 국부 묘소를 찾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면서 "아울러 여기에서 17명의 고위 관료들이 희생된 20세기 역사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던 곳이기 때문에 왔고, 이런 역사는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숙소인 양곤 세도나호텔에서 미얀마의 대표적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났다.

 

이 대통령은 면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수치 여사가 버마 국민을 위해 민주화와 인권 신장 등 여러 문제를 일관되게 지켜와 변화의 시초를 열었다는 점에서 매우 존경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동시에 더 중요한 민주화를 이룬 나라"라며 "미얀마에서도 경제 성장과 함께 민주화가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한국 국민들도 관심을 갖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수치 여사는 "미얀마는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세계가 도와주고 있지만 특정 그룹, 특정 개인, 특정 정부에게만 이용되는 게 아니고 국민들에게 이런 도움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대화를 통해 버마의 실상 얘기 나눴다"며 "버마의 실상을 이해를 하신 것에 크게 고무됐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이 대통령은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떼인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양국간의 경제협력과 교류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미얀마측은 북한과의 과거 20년간의 무기 거래 사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북한과 추가적인 재래식 무기 군사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청와대측은 전했다.

 

아울러 지난 2010년 3월부터 미얀마에 불법 입국한 혐의로 5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40대 남성 탈북자를 조만간 한국으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에 유·무상 원조 확대와 우리의 개발 경험 공유 의지로 화답했다.

 

양국 정상 간의 이 같은 합의는 양국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들어선 미얀마의 신정부가 개혁 개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경제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고, 그런 과정에서 북한과는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는 방향으로 관계가 전환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풍부한 자원과 인력을 보유한 미얀마와의 협력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양국정상은 이와 관련해 미얀마의 에너지 자원개발, 건설 인프라 건설을 위한 양국 간 협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떼인세인 대통령은 옛 수도인 양곤을 재개발하는 프로그램을 우리나라가 수립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얀마 동포 및 진출기업대표 오찬 간담회 참석을 마지막으로 3박4일간의 중국, 미얀마 순방을 마치고 이날 밤 늦게 귀국할 예정이다.

 

 

뉴스파인더 권순익 기자 ciaag@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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