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이 정당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상대방을 서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개별행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한 지붕 아래 있다고 해도 정치적으로는 이미 결별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일단 당권파는 심상정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앙위원회를 끝으로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중앙위가 무기한 정회에 들어가는 순간 대표직을 상실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들이 중앙위 의장단 자격으로 전날 오후 8시부터 속개해 14일 오전 10시에 마감한 중앙위 전자회의와 전자투표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당권파의 장원섭 사무총장은 "이들 전 공동대표가 중앙위원에게 보낸 온라인 전자투표 공지는 공식 전자투표시스템이 아니다"라며 "당대표를 사임해 평당원으로 돌아간 만큼 당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점유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당권파는 지난 12일 정상적인 중앙위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회의가 끝난 게 아니라 정회된 것이기 때문에 대표직을 유지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당권파의 방해로 회의 속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전자회의를 열 수밖에 없고, 이는 당헌ㆍ당규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회의를 방해한 장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을 의결했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중앙당 실무를 책임져야 할 총장이 본분을 망각하고 당대표인양 행세하며 대표단 활동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방해했다"며 "장 사무총장에게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기동부연합 출신의 우위영 공동대변인은 당권파의 입장을, 국민참여당 출신의 천호선, 진보신당 출신의 노회찬 공동대변인은 비당권파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따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내 두개의 지도체제가 들어설 형편이다.

 

비당권파는 이날 전자투표를 통해 혁신 비대위 구성 안건을 통과시킨 뒤 강기갑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

 

그러나 당권파는 비대위 구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는 당권파 내 강경인사인 장 사무총장이 구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권파가 전자투표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비대위원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 등의 소송을 제기한다면 당내 갈등은 법적 공방으로 비화될 수 있다.

 

당 일각에서는 19대 국회 개원까지 현재의 전선이 유지된다면 13명의 국회의원 당선자 가운데 6명의 당선자를 배출한 당권파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뉴스파인더 문수홍 기자 (tntnghd@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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