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22일 서울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들의 강제북송에 항의하며 이틀째 무기한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박 의원은 전날 단식에 들어가면서 “중국은 지금 이 순간에도 탈북자들을 색출해 체포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며 “중국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만큼,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또 “보여주기 위한 단식, 정치적인 단식은 하지 않겠다”며 “중국대사관을 바라보며 죽기를 각오하고 끝까지 탈북자들의 강제북송을 막아 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 의원의 단식 현장에는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가 찾아 격려하는가 하면, 같은 당 임영호 의원이 박 의원과 뜻을 같이하는 의미에서 1일 단식농성에 참여했다.

 

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올해로 수교 20주년을 맞는 한ㆍ중 관계가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바로 탈북자 문제”라며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점은 이해하지만, 탈북자 문제만큼은 순수하게 인도적 관점에서 처리해달라”고 말했다.

 

 

대전 동구에서 선거운동 중이던 같은 당 소속인 임영호 의원은 박 의원을 격려하고 뜻을 함께 하기 위해 1일 단식 동참했다.

 

임 의원은 이 자리에서 “탈북자들의 북송반대를 위해 단식투쟁까지 불사한 박 의원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중국이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탈북자들을 색출하고 강제 북송하는 것은 비인권적일 뿐만 아니라 초강대국의 지위에도 맞지 않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한 “탈북자들이 강제 북송될 경우, 가혹한 학대뿐만 아니라 생명의 위협까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탈북자들의 강제북송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한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 모두가 한 목소리로 중국에 강제북송을 즉각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식 이틀째인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인터뷰가 불가능할 정도로 거의 기력을 상실한 채 조그만 텐트 속에서 누운 채로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날 오후 박 의원의 텐트 옆에서는 ‘기독교사회책임 탈북동포회’가 ‘탈북난민강제북송중지호소 집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은 국제난민협약 가입국으로서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강제북송을 중단해야 한다”며 “나아가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호소했다.

 

 

행사에 참여한 강제북송 경험이 있는 김모(가명) 할머니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다리를 건너다 중국 공안에 잡혀 생존의 위협을 느꼈다”며 “이후 북송돼 정치보위부에 끌려가 모진 고문과 노동에 시달려야만 했다. 심지어 나치도 이렇게는 안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더불어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보태 달라”며 “탈북자들은 북에 두고 온 가족들과 함께 대한민국에서 인간다운 삶을 사는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주중 중국대사관 정문을 경찰버스로 막고 경찰 병력으로 대사관 주위를 둘러싸는 등 일반인의 대사관 출입과 기자들의 사진촬영을 전면 봉쇄했다. 

 

 

뉴스파인더 박남오 기자 (park@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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