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 성분을 중요시하는 북한 사회에서 최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생모인 고영희의 고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북한 당국을 긴장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의 첫번째 부인인 김영숙을 김정은의 생모로 알고 있는 일부 주민들이 일본 산케이 신문이 보도한 것처럼 김정은 생모가 재일교포 출신에 비밀파티 접대부 출신인 것이 알려지면 우상화 작업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 자명하다.

 

출신성분과 토대를 중시하는 북한에서 남한출신이나 재일조총련 출신, 심지어는 중국에 친인척이 있는 사람들까지도 당이나 군 간부 같은 요직에 임용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북한에 정통한 사람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이 때문에 북한 내부에는 일본에서 태어난 고영희의 신상에 대해 고위 간부들 사이에 함구령이 내려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명절 추가배급이 지난 16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에는 식량난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만 편중됐다.

 

추가배급을 받은 지역은 김일성 전 주석의 고향인 평양시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고향인 양강도 삼지연,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의 고향인 함경도 회령시로 모두 최고지도자 일가의 고향이다.

 

자유아시아방송은 김정일의 생일 이후 자신이 사는 지역이 개발되기를 희망하는 주민들이 김정은 생모의 고향을 알기 위해 여러 추측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최근 함경남도 원산시 개발에 크게 투자한 것을 두고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 생모의 고향이 원산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김정일의 첫번째 부인인 김영숙을 김정은의 생모로 알고 있는 일부 주민들은 김영숙의 고향인 함경북도 청진이 곧 개발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주민 대부분이 고영희의 출생은 물론 김정은의 생모의 이름이 고영희라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산케이신문은 앞선 15일 북한 측 소식통을 인용, "김일성은 김정은의 모친 고영희가 재일교포 출신 만수대예술단 무용수이자 비밀 파티의 접대부였다는 점 등을 이유로 김정일의 첩 정도로 취급했다"며 김일성이 생전에 김정은을 손자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김일성은 고영희가 정은과 정철 등 아들 두 명을 낳았으나 김정은 등을 정식 손자로 인정하지 않고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을 후계자로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에 따르면 고영희의 부친 고경택은 1929년 고향인 제주를 떠나 돈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갔고 당시 일본 육군이 관리하던 오사카(大阪)시의 '히로타제봉소'에서 취직했다. 히로타제봉소는 군복과 천막을 만드는 군수공장이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고경택은 제주와 일본을 오가는 밀항선을 운영하다 일본 경찰에 적발돼 체포됐다. 이후 그는 1962년 출소한 뒤 가족을 데리고 월북했다.

 

 

뉴스파인더 권순익 기자 ciaag@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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