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우상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북한이 그를 기리는 초상화인 '태양상'을 설치하고 '영생탑'을 건설하기 위해 일반 주택의 강제철거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김정일 우상화 작업이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사회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외신들이 경고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함북 회령시가 김 위원장을 기념하는 영생탑을 세우기 위해 회령 오산덕동 일대의 주택을 철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곳은 원래 김 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의 동상과 생가가 있던 곳으로, 북한 당국은 인근에 영생탑이 들어서면 그간 찾는 사람이 드물었던 김정숙 동상과 생가에 대한 참배객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RFA에 따르면, 철거 대상으로 지정돼 당장 갈 곳이 없어질 위기에 처한 200여 가구의 주민들은 불만이 쏟아내고 있다. 회령시 당국은 ‘2년 뒤에 건설되는 새 아파트를 우선으로 배정해주겠다’며 주민들을 달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홍콩 동방일보(東方日報)는 16일 '광명성절과 북미대화'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을 통해 북한의 이런 행태에 대해 "이는 의심할 바 없이 세계 민족의 큰 흐름을 역행하는 개인숭배"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중국이 반세기전 문화혁명 기간 마오쩌둥(毛澤東) 개인숭배가 최고조에 달하자 반발에 직면해 역효과를 낳았던 것처럼 김씨 일가에 대한 개인숭배 역시 조만간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방일보의 자매지인 태양보(太陽報)도 김정일의 70세 생일을 맞아 김정은이 수백t의 생선을 사리원시에 보내 주민들에게 나눠주도록 지시했다는 북한 관영 매체들의 보도를 소개하면서 "'아무리 천하가 넓더라도 김씨 왕조의 온정에는 미치지 못하며 부모도 김정은만큼은 친하지 못하며 황제의 은총(황은)이 아주 넓어서 끝이 없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수법"이라고 비꼬았다.

 

태양보는 김정은이 어린 시절 스위스에서 유학한 점을 주목하면서 '외부 세계'와 '자신의 나라'(북한)가 경제와 민생 면에서 큰 격차가 있고 장기간 가난을 유지하는 정권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점을 알 것이기 때문에 경제 발전과 국력 배양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파인더 권순익 기자 ciaag@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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