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거 외환위기 당시 한국 국민들이 보여준 희생정신 같은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적 금융그룹 HSB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킹은 7일자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기고한 ‘희생 없이는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없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과거 한국의 금모으기 운동을 소개하며 이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킹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정치권만을 비난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과거 아시아를 본받아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 경제 위기 때 한국, 태국, 대만 등의 경제가 무너져 외국 투자자들이 빠져 나간 사이 이들 국민은 열심히 경제를 일으켜 세웠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특히 “한국인들은 결혼반지, 금메달, 트로피 등 금모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쳤다”면서 “위기 속에서 한국인들은 인상적일 정도로 개인을 희생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의 양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금 모으기가 상징하는 바는 대단한 것”이라면서 “삼성, 현대 등 몇몇 대기업도 이러한 노력에 협조했고 악명높은 노조도 불만을 참았다”고 전했다.

 

위기상황에서 국민들 개개인은 갖고 있는 금을 내놓았고 노조들도 합심해 기업들을 살리고자 국가적 단결을 이뤘다는 평가다.

 

킹은 “이러한 선례가 유럽과 영국에는 적용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요즘은 개인의 이익이 사회 전체의 집단 이익 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독일 같은 채권 국가들은 희생을 치르기를 꺼려 유로존 위기의 해결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분석으로, 유로존의 공동체 의식 결여를 문제 삼기도 했다.

 

킹은 또 “아시아인들은 특단의 방안이 없다는 것을 일찍이 깨달은 반면 영국과 유럽국가들은 개인이나 집단의 희생 없이도 경제가 회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 “그 뒤에 회복이 실패하면 정치권을 비난한다”고 꼬집었다.

 

뉴스파인더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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