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뉴타운, 정비사업 정책구상에서 발표한 실태조사 610개 구역의 대부분이 한강 이북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박원순표 뉴타운정책이 결국 또다른 ‘서민 죽이기’와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길게 봤을 때 강남은 점점 배불러지고 강북은 점점 낙후된 채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뉴타운 사업 자체가 지역간 불균형 해소와 인프라 구축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계산에 넣고 전략적으로 구상됐던 만큼 판이 갈아엎어진 현재 그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포털 부동산114(www.r114.com)가 지난 3일 서울시 실태조사가 예정된 610개소의 구별 분포현황을 살펴본 결과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는 2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610곳의 90% 이상이 강남 외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성북이 59곳, 은평이 45곳, 동대문이 42곳, 영등포 42곳 등이 대상구역을 많이 포함하고 있었다.

 

반면 강남 4곳, 양천 9곳, 중구 10곳, 송파 10곳, 서초 10곳 등은 대상구역이 상대적으로 적어 구조조정이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애초 뉴타운 지구지정은 강남-강북간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강남 이외지역에 세워진 게 많은 게 사실이지만 주민들의 반대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현 정책상 서민들이 많은 강북 등지에서의 반대가 심해 좌초될 것이란 건 자명한 이치다.

 

일부에서는 박 시장의 이번 부동산 정책이 향후 강남 이외지역의 수십년 발전을 가로막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태조사 대상에서도 구역별 양극화가 예상되고 있다. 서울시는 실태조사가 필요한 사업시행인가 이전단계의 610개 구역 중 추진위가 구성되지 않은 317개소는 토지소유자의 30% 이상 반대 시 해제를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또 추진위가 구성된 나머지 293개소는 토지 등 소유자의 10%~25% 이상의 반대가 전제될 경우 구청장의 실태조사를 실시한 이후 해제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추진위가 구성되지 않은 곳은 강동 27곳, 영등포 26곳, 종로 22곳, 중랑 21곳 등에서 대상구역이 많았다.

 

구역해제 가능성이 높은 곳 중 사업면적이 큰 곳들은 조합원도 많을 것으로 예상돼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태조사 610개 구역의 전체면적은 256만 7,387㎡로 이중 성북 12.42%, 은평 8.1%, 동대문 6.95%, 동작 5.48% 순으로 전체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강남, 양천, 도봉 등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수준으로 크게 낮았다.

 

실태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대부분의 조합측은 아직까지 실태조사의 대상임을 모르거나 부정하는 분위기여서 당분간 정책 추진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뉴타운 지정에 반대의사를 보였던 조합원들 중 일부는 서울시의 정책발표에 힘입어 찬성하던 조합원과의 의견 격차를 더 높이는 분위기다.

 

또한 종로구 창신·숭인뉴타운과 강동구 천호뉴타운, 영등포구 영등포뉴타운 등은 인근 중개업소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반영된 문의전화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뉴타운 지정해제 지구가 속속 나타나면서 지역간 찬반 갈등이 격화되는 한편 한동안 부동산값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뉴스파인더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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